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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Tanzania & Zanzibar 2014

야생의 대초원, 세렝게티 도착

by 주말의늦잠 2014. 8. 22.


[야생의 대 초원, 세렝게티에 도착하다]


그렇게 올두바이 고지를 지나 한참을 차를 타고 가니

어느 순간 끝도없이 펼쳐진 대 평원이 눈 앞에 펼쳐진다. 

세렝게티 (Serengeti)라는 말 자체가 스와힐리어로 거대한 초원을 뜻한다고 한다..

탄자니아 서부에서부터 케냐 남서부까지 약 3만 제곱킬로미터를 아우르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사실 아프리카에서 일한다고 하면, 다들 옆에 동물이 뛰어놓는

대 초원에서 일하는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은데 ..

이런 세렝게티 국립공원 같이 보호된 구역이야 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라이온킹 스러운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아니면, 그냥 도시에 살아가는 것과 진배없다.





세렝게티 국립공원 푯말.

보자마자 뭔가 뭉클하다. 그냥 아무것도 안 했는데

여기 온 것만으로도 가슴 뭉클한 그런 기억 중 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는 평지대의 초원,

여러가지의 초식동물들이 풀을 뜯고 있다.

이들은 물소들인데, 가이드 말에 따르면 아주 멍청해서

항상 얼룩말들이 가는 곳만 따라다닌다고 한다.








사파리 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초식동물들은

먹는게 일이구나... 항상 풀을 뜯고 양 옆의 눈으로는 사방을 주시하면서,

위험을 감지하고 꼬리와 등근육을 흔들어 각종 벌레를 쫓아낸다.

그렇게 땅의 온도가 변하고 계절이 바뀌면 또 어디론가 이동해 그 생활을 계속한다.


초식동물의 무한한 반복성이라는 것이, 뭔가 경이로웠다.








이 못생긴 새는

방문자 센터 주변을 이리저리 맴돌고 있었다.

처음에 이 새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너무 못 생기고 커서. =_=;;







일반 여성의 가슴께까지 오는 크기다.

정말 큰데.... 저 머리에 분산된 검은 점까지도 못 생겼다. 

뒤에 깃털이랑 날개 단 것도 마치 노숙자들이 담요를 두른듯한 측은함을 풍긴다.

정말 미안한데 넘 못생겼다고 말 할수 밖에 없었다.....ㅋㅋㅋ







세렝게티는 첫 날 도착해서 약 2시간 정도 둘러 보았는데,

사실 정말 판판한 대 평원이라 지질학적 구조에서 오는 시각적 즐거움은 적었다. 

(특히 타랑기르에 비해)


하지만 물소와 얼룩말떼가 함께 노닐며 풀을 뜯는 모습!

얼룩말이 여럿 모여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해도 즐거웠다.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얼룩말 무늬로 뒤덮인 얼룩말.

저 귀 사이에 몽긋하게 솟은 털까지도 늠름하다.

나름 의리도 있고 똑똑하여 착시현상을 일으켜, 공격자들을 쫓기도 하고

멍청한 (?) 물소들을 방패막이로 풀을 뜯는다고도 하니.. 

역시 경이로운 동물이다.

경이로운 동물이야.







이 네마리의 얼룩말을 사자의 눈으로 멀리서 본다면

아주 거대한 동물로 착각할 수 도 있지 않을까? 

역시 경이로워.







얼룩말과 물소 등등을 지나 '라이온킹' 제작탐이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

지역에 도착했다. 정말 라이온킹에서 보던 그 바위 위에 사자가 자고 있었다!


육식동물들은 어둠이 내려서야 사냥을 시작한다.

낮중에는 시원한 높은 곳, 바위나 나무 위에서 잠자거나 휴식을 취한다.






세렝게티를 표상화 하는 나무.

저런 형태의 나무를 보면 세렝게티가 생각날 것 같다.








첫 날 드라이브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데

또 여러 무리의 사슴들이 숙소 주위에 진을 치고 있다.







이렇게 텐트를 치고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텐트는 다같이 모여서 치고, 우리 그룹의 셰프는 내리자마자 저녁 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른 그룹들의 셰프도 4-5명 있는 거 보니, 이날 이 야영장에는 4-5 개의 사파리 그룹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날 밤 눈을 들어 바라본 세렝게티의 밤은

찬란했다. 찬란한 별들. 행성들. 우주. 

도시의 불빛 아래서는 보기 힘든 빛나는 별들 아래 텐트를 치고 자는 그 경험.



......추웠다.



그리고 무서웠다.....

왜냐하면, 그 날 밤 야영장 주변에서 사자가 물소 한 마리를 사냥하느라

어슬렁 거렸고 결국 물소를 잡는 '소음'을 들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세렝게티에서는 이런게 일상 다반사인가,

다들 웃으며 이야기했다.


나에게는 낭만의 세렝게티지만, 여전히 텐트 밖은 야생과 살육의 현장.

그게 바로 세렝게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