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느날, 책을 하나 집어 들어 읽기 시작했다.
박민규 작가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대학 시절 부터 많이 들어본 소설 이름이기도 하고, 한 번 읽어봐야지..
했던 것이 이렇게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덥석 집어 들어 가나까지 들고 와 읽게 되었다.
야구 인생론. 야구라는 주제와 가벼운 문체, 혼자 낄낄대게 만드는 통쾌한 개그.
그리고 그를 통해 '프로 사회'를 만들어가는 자본주의와 그에 대한 고찰.
하나의 스포츠를 사랑하고 그것에 빠져들어 만끽하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이란 생각,
그리고 역시나 연애와 사랑이 등장하는 부분은 하루키의 내음이 물씬 난다는 생각,
참 이리저리 거시적인 배경과 미시적인 사건을 잘 버무리는 작가라는 생각..
나 역시도, 현재는 많이 좋아졌지만.
열심히 살아야 하고, 미친 듯이 노력해야 하고,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렸던
환자로서.. 지금의 삶에 감사한다.
하루의 온전한 시간이 내 앞에 놓여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줄줄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는 하루,
가만히 누워 몇 시간이고 제목도 모를 음악과 팟캐스트를 듣는 그런 시간,
그렇게 '퉁퉁한 치약'을 몸통을 눌러 양치질을 하는 느낌으로 시간을 쓴다는 것.
우리 모두에겐 정말 평등하게 '24시간'이 주어지지만
나는 그 시간을 쏟아부어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언젠 가는 밥값을 해야 한다.
- 5월,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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