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터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아침에 심적으로 서둘지 않다 보니, 실제로는 약 5분 정도 늦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에서 내려 종종 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하다가 어느 순간 시원한 바람이 훅 불었다. 그리고 내 주변에는 모두 회사로, 자신의 일자리로 걸어가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어쩌면 나는 이번 상반기에, 이런 생활을 얼마나 꿈꾸었던가..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 먹고, 회사 가고, 점심 먹고, 일 하고, 다시 집에 돌아오고. 이렇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생활은 한지 꽤 오래 되었다. 그래서 그렇게 훅 부는 바람 한 줄기에 나의 더웠던 출근 길이 이상하게 감상적이었던가 보다.
하지만 또, 다른 생각도 해 봤다. 현재 생활의 궤도는 기한이 있는 것이다. 내년에는 또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되고, 그 전까지 열심히 하고 깔끔하게 떠날 그런 종류의 일인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더 가벼울 수도. 같은 출근길을 공유하는 그들에게도 또 나름의 사정과 나름의 계획이 있으리라. 어떤 이에겐 첫 출근 길일 것이고, 어떤 이에겐 죽도록 가기 싫은 지겨운 회사 출근 길일 것이다.
나에게는 소중한 출근길이다. 기한이 있으므로. 또 언제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서, 집에 오면 가족을 만나는 생활을 하게 될지 모르는 것이므로.. 그러므로 지금 생활은 나에게 아주 소중하다.
- 8월,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