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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을 걷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홍세화

by 주말의늦잠 2014. 10. 15.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
홍세화 지음
출판사
창작과비평사 | 2009-07-3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암울했던 시대, 남민전 사건으로 귀국하지 못한 채 빠리에서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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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님의 아주 유명한 책, 대학교 처음 입학해서 샀던 기억이 난다. 


책을 펼치는데 '김재휘님, 반갑습니다. 緊張 (긴장)은 균형입니다. 끝없는.... 홍세화 2009.5.10'

이라는 저자의 친필 싸인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홍세화 님의 강의를 들었던가... 갸웃하면서 책을 펼쳐 금방 다 읽어버렸다.

나는 잘 모르는,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경험하지 못 했으므로 잘 알지 못하는 그 유신독재 시절에

하고싶은 말을 하고 자기 신념에 따른 행동을 한 '죄'로 프랑스로 정치망명을 가게 된다.

가게 된 것도 아니고, 운이 좋아 다니던 무역회사의 주재원으로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곳에서 결국 생활인으로서, 택시운전사로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많은 것들을 서술한 솔직한 책이다.



참 강인하고 올곧은 지식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시대 프랑스에서 살면서 얼마나 부럽고, 느낀 바가 많았겠는가.

아마도 차이의 용인, 다름의 인정을 바탕으로 하는 똘레랑스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한 지식인이 아닐까 한다.

그와 동시에 프랑스 정치와 역사, 문화를 지속적으로 비슷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음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보다도 그가 경기고와 서울대를 달고 민주화운동을 한 인텔리로서

그 먼 타지에서 생활인으로 생활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에 더 신경이 쓰였고, 공감이 갔다.



신념에 따라 행동했던 당시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과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고. 

흉흉했던 그 당시의 모습을 보며, 과연 역사는 진보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홍세화씨는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말한다.

'그렇다. 세상을 혐오하기는 참으로 쉬운 일이다. 혐오하기 보다는 분노하라.

분노하기 보다는 연대하고 동참하라.' 2012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분노하라'라는 책이라던가,

Occupy운동을 보며... 또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는 결국 귀결되는 것은 사람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사람보다 돈이 중시되는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가치는 사람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생활에 종속되기 너무나 쉽다. 구직이 너무나 어려워서, 구직하느라 내 뜻을 꺾고, 빌빌 기고.

이게 아닌 줄 알면서도, 이게 정의롭지는 않은 걸 알면서도 당당하게 주장 하나 펼칠 수 없는 현재의 한국.

적어도 나한텐 그렇다. 이런 글을 올리는 것 조차 걱정이 되고, 마음 한 켠에... 두려움이 남아있다.



하지만 나는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가치의 세계는 공허하다. 하지만 행동의 세계는 눈에 보인다.

눈에 보임으로서, 나는 다짐하고, 그리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너무나 공허한 세계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돈을 벌고 하루하루 일에 치여야할 생활인이 되어야 한다.

그 생활인으로서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갈 것인가, 그건 전적으로 나에게 달린 몫일 것이다.



- 10월,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