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마을 구경을 했다.
그들에겐 일상이겠지만, 나에게는 풍경에 속한 모든 것이 새로웠다.
책이나 미디어에서만 보던
그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 풍경을 내가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 학교 앞 운동장에서 공차는 아이들
▲ 씹으면 우유맛이 살짝 나는 신기한 열매
▲ 검정색 돌을 갈아서 만든 가루인데, 아이들 눈 주위에 꺼멓게 칠해놓은 것을 가끔 보았다.
세균의 침입이나 병균을 막아준다고 한다.
▲ 무공해 셰어버터를 원산지에서 구입. 재활용 빈 병에다가 손으로 퍼담아 준다.
▲ 북쪽은 아무래도 건조한 사바나라서 셰어버터가 필요한가보다.
▲ 티젯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소스
'북쪽에서는 누구든 저녁시간에 배고픈 사람에게 T.Z. 한그릇을 대접하는 게 문화라는' 철학을
견지한 Muni는 스스럼없이 한 참 저녁준비중인 한 집으로 들어가
오크라소스와 티젯을 함께 먹자고 자리를 마련했다.
▲ 이렇게 손으로 조금씩 쥐어 소스에 찍어먹는다. 다함께 국과 찌개를 나누어 먹는 한국의 문화처럼
여기서도 다같이 손을 쓸 뿐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비슷하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강남스타일을 추게 될줄 누가 알았겠나.
그 가나 북쪽의 시골마을에서 말이다. Muni가 강남스타일을 얘기하면서
내가 춤을 보여주고, 또 모여든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면서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다.
정말 그 어둠 속에서 마을사람들의 인정과 즐거움과
'사람과 부대끼는' 즐거움을 맛본 진정으로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 똘망똘망하게 춤을 추던 아이
▲ 음악이 나오면 그들의 유전자는 반응하나보다.
▲ 아이들은 춤추고 사진찍히는 것을 좋아했다. 아니, 사랑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운이 좋아서 그랬는지, 전통 춤을 미국에서 온 방문단에게 보여주는
시간에 초대되어서 전통공연도 볼 수 있었다.
북을 치느라 땀범벅이 된 Muni가 자꾸 나가서 춤추라고 잡아끄는 바람에
춤판에 서긴 했으나 우리 차례가 되었을 때 그냥 도망나온 기억.
▲ 다같이 동그란 대형으로 춤을 추는 모습
▲ 나중에는 미국에서 온 방문단과 두 명씩 짝을 지어 전통 춤을 시전했다.
그렇게 멋진 추억이 끝인 줄 알았으나, 마지막 클라이막스가 남아있었으니.
그것은 별빛을 보며 잠드는 '옥상취침'.
푸세식 화장실에 '바께스 샤워'를 겨우겨우 마치고 별이 빛나는 밤을 마주하고 누워 있으니
시원하게 불어오는 밤바람과 함께, 행복감에 겨웠었다.
옆의 독일 여자애들은 정말 하이에나처럼 둘이 밤새 킬킬대고...
새벽 2시경에 몰아친 모래바람과 폭우때문에 대피소동이 벌어지고 ...
이 모든 것이 지금 생각하니 꿈같다.
나는 진실로 그 날 밤 행복했던 것 같다.
내가 보고, 먹고, 듣고, 즐기고 한 것 때문이 아니라 ... 너무나 오랫동안 잊고 지낸
'사람냄새'에 흥건히 취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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