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들
Will you please be quiet, please?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 Beginners (original writer's version)
Cathedral
Elephant
Where I'm calling from
*앞의 네 권은 '단편집'이고 Where I'm calling from 은 그의 대표 단편 37편의 컴필레이션이다.
두번째 단편집인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는 영화 '버드맨'을 보고
바로 꽂혀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카버를 원서로 다 읽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레이먼드 카버는 사실 하루키가 아니었다면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이 정도 인기를 누렸을지 의문이다.
하루키는 시간 날 때마다 레이먼드 카버를 언급했고, 운 좋은 일본인들은 하루키가 번역한 카버를 읽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문학동네에서 여러명의 번역가가 카버를 한국어로 번역해놓은듯 한데,가장 최근 것은 김연수 작가의 번역본이다.
나는 현재 절판된, 집사재 출판사의 안종설씨의 번역본으로 읽었다.
그런데 안종설씨가 역자의 말에 소회하듯이, 카버의 소설에 쓰인 문장들은 거의 다 짧다.
게다가 어휘들도 '중학교' 수준이라 번역이 엄청 빨리 끝날 줄 알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영어 의무교육 받았으면, 카버를 '읽을 수는' 있다고 여겨진다.
번역은 작품에 대한 반역이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원문을 읽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
결론적으로 말하면, 카버는 진짜 완전 내 취향이다. 바로 내 마음 속 한복판의 취.향.저.격.!
어떤 면이 그렇냐면... 무섭도록 사실적인 인물들의 독백과 대화 속에 빈틈이 없다.
에둘러가는 법 없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이 대화에, 저 상황에 데려다놓는다.
그리고 단편이 딱 끝나야 할 지점에서 끝나는 마지막 문장의 여운이.. 예술이다.
이야기를 다 읽고도 이야기 속의 그 장면과, 대화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사랑에 대하여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에는 11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내가 제일 좋았던 단편은 '깃털', '대성당', '사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일'
자랑은 아니지만.. -_-; 하루키도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4편의 단편이 내가 언급한 3편과
'내가 전화를 걸고있는 장소' 라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는 '체프의 집'과 '열병'.
나는 특히 '사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일'의 중간에 눈물을 쏟고 말았다.
죽음과 허무와 파산의 거대한 카타스트로프 앞에서, 사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일...
하루키의 작품 해설을 보니까, 이 소설은 당시 편집자인 고든 리시가 '너무 길다'고 퇴짜를 놓아서,
카버가 소설을 중간에 마무리하여 '목욕'이라는 단편으로 냈다고 한다.
그리고 후에 그 이야기를 계속 이어서 '사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일'로 다시 냈다.
역시 후자의 이야기에는 따뜻한 온기가 있다.
-
또 탐닉(-_-?)할 작가 한 명 찾아서 행복한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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