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Francophone movie festival 가서 본 영화. 이슬람 근본주의의 맨 얼굴을 직시할 수 있는 영화이나, 역시 폭력과 생존과 하루하루의 모욕이 일상인 Slum의 아이들과 젊은이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 같아 불편하고 보기 힘들었다. 우리는 보기 불편하고, 알면 힘든 현실이나 현상을 애써 외면하고 이 세상에 일어나지 않는 양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여기 아크라에서도 매일매일 보는 거리의 가난과 생존은 일상이고, 옛 서울에서도 밤 늦은 영등포 역의 노숙자들과 비행청소년들의 정글 역시 애써 종종걸음으로 피해버렸던 일상이다.
누군가는 웃고 신나는 영화에 시간을 써도 모자랄 이 인생에서 뭐하러 불편하고 보기 힘든 영화를 보러가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리고 동의한다. 사실 그런 영화는, 정말, 내 마음 속에 깊은 잔여물처럼 깊은 불편함을 심어주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책과 뉴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분명 '그래서, 내가,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무능력 혹은 무의지에서 기원할 것이다. 정말 개인은 이러한 현실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체험해도 참 무능력하다. 그냥 자기 삶에 천착해버리면 그만이다.
자기 속옷에, 옷 안에 폭탄을 넣고 자살테러를 하는 그 무시무시한 마음가짐을 가진 젊은이들은 어떻게 그 무시무시한 결심과 마음가짐을 하게 되는 것인가. 가난과 하루하루의 치욕적인 생존이 일상인 slum에서는 종교와 구원은 마치 자신의 모욕적인 삶 자체의 대안이다. 어떻게 근본주의 이슬람의 율법과 가르침이 무시무시한 지하드 (성스러운 전쟁)의 자살테러용사들을 길러내는지, 시종일관 불편하고 불편했다. 그리고 지하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소말리아에서, 사헬지역에서, 예멘에서, 파키스탄에서, 시리아에서.. 사람 목숨으로 다른 사람 목숨을 빼앗는 전쟁에서 그 누가 '종교'를 들먹이고, 그 누가 '옮음'을 논할 수 있는가? ..
p.s. Les chevaux de dieu는 The horses of God, 즉 신이 보낸 말들.. 정도로 해석될 수 잇을 듯.
- 3월, 아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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