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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을 걷다

A Short History of Everything - Bill Bryson

by 주말의늦잠 2015. 7. 7.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저자
Bryson, Bill 지음
출판사
Transworld Publ | 2012-01-26 출간
카테고리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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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비교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스트 빌 브라이슨. 그 동안 여행 에세이만 읽었는데 그의 대표작인 '거의 모든 것들의 역사'를 읽어보기로 했다. 옛날에 친구가 선물로 원서를 줬던 게 기억나서 들고 읽었는데, 이게 웬일. 에세이라기 보다는 과학 입문서가 아닌가! 원서 574 페이지 분량의 얇지 않은 분량에, 지리학, 생물학,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을 넘나들며 과거에서 현재를 통과하는 기술적인 용어로 가득한 이 책을.. 나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하루에 한 3~4개 챕터씩 읽었는데, 챕터 마다 흥미진진한 과학사와 과학적 사실들로 가득해서 어떻게 내가 이런걸 모르고 이 세상을 살았는지,라는 생각까지 했다. 인문계의 한계...


  이 책의 큰 장점은 역시나 '빌 브라이슨이 쓴' 과학 입문서라는 것이다. 빅뱅의 순간부터 인간의 탄생까지 과학의 진보, 과학사, 과학의 다양한 논의들을 다루면서도 그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흥미진진한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독자는 과학의 역사를 훑는 동시에, 그 흐름을 살아냈던 인간들의 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느꼈던 것은.. 과학 문외한들이 흔히 생각하는 백발 산발을 한 '미친 과학자'들이 실제로 참 많았던 듯 하다. 외모적으로는 준수하거나 일반적이었을 지라도 그 행동이나 성격이 괴팍하고, 소외 '오타쿠'스러운 인물들이 전 세계적으로 이 과학이 외연을 넓히고, 내연을 파들어가는데 큰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이쯤 되면 인류의 역사는 결국 이 '오덕스러움'에 의해 진보해온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여기서 '오덕스러움'이라는 것은 과학적 즐거움을 위해 자신의 인생과 전 재산을 바치는, 어떻게 보면 우둔할 정도로 우직한 과학자들을 특징을 쉽게 뽑아낸 것일 듯... 


  빌 브라이슨 자신도 사실 과학을 별도로 공부한 적이 없고, 자신의 과학적 무지를 서문에 적나라하게 술회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 책의 시작이 되었다. 우리가 어디선가 모두 보았던, 원형 지구의 1/4을 파내어 지구의 지층을 보여주는 이미지, 그 이미지에서 그는 '도대체 누가 어떻게 지구 속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안단 말인가? 지구의 가장 내부에 저런 뜨거운 핵이 있는지 무슨 수로 알았단 말인가?'하는 천진난만한 물음에서 이렇게 훌륭한 책을 단초를 뽑아냈다. 그리고 분명 수년간 도서관과 집에서 관련 독서를 하고, 실제 현지에 가서 담당자를 만나는 현지조사 등등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두꺼운 책에 담긴 소재의 무거움과 방식의 가벼움이 역시, 빌 브라이슨이구나! 하며 책을 덮었다. 



그가 영감을 받은 지구의 내부 이미지, 아마 이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을지..


  단지.. 좀 어려웠던 부분은 과학적/기술적 용어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뜻을 모르는 영어 단어가 너무 많았다-_-; 그런데 이 부분은.. 사실 한글로 읽어도 크게 달랐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 우연찮게 과학 관련 팟캐스트를 들으며 나를 둘러싼 물질 세계에 대해 내가 너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빌 브라이슨의 책은 적시의 시작선이 되어준 듯 하다. 역시 시험공부가 아닌 공부는 재밌다! 재밌어! 빌 브라이슨이 여러번 언급하는 과학서가 파인만의 저서인데, 찾아보니 역시 유머러스하게 글쓰는 과학자로 유명한 가보다. 읽어봐야겠다. 



- 5월, 20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