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라는게 있다면 주제 사라마구의 세계는 까뮈가 페스트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정 반대의 대척점에 서있는 듯 하다. 페스트에서 오랑의 시민들은 조직화, 역할분배로 대표되는 '질서'로 전염병과 싸운다. 반면 눈먼자들의 도시에서는 식욕과 성욕에 끝없이 굴복하는 홉스적인 '투쟁'의 양상을 보인다.
전염병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들의 역사에 따르면, 우리가 소유권을 주장하는 지구는 언제나, 지금도, 앞으로도 미생물과 박테리아의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허락하는 한' 머물다 가는 고차원 변종에 불과하다. 항생제가 개발되면 그보다 먼저 그 항생제에 대항하는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난다.
메르스가 뉴스 헤드라인과 사람들의 눈코입을 독점하는 지금. 두 소설에서의 전염병을 대하는 태도는 마치 사회 성숙도, 아니 그걸 넘어 Civilisation 의 척도가 되는 것인양 엄중하게 다가온다.. 소설인데, 벌벌 떨면서 재미있게 읽은 새로운 독서경험 이었다.
- 5월,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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