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시절, '문학의 이해' 같은 과목에서
문학이 아니라 '문학사'를 훑을 때 어렴풋이 들었던
탐미주의, 유미주의 그리고 낭만주의의 표본인 소설인 듯 하다.-
인간은 늙어가고 저지른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이다.
늙어감에 따라 가질 수 있는 것, 가질 수 없는 것,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은 비례해서 커져가고 그 욕망은 항상 커다란 책임의식과 함께 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도리언 그레이와 그 초상화의 관계는
인간의 영혼과 욕망, 도덕성을 시험하는 한 인간 속의 두 자아의 변주로 보이기도 했다.
결국, 무슨 일을 했든간에 가장 양심의 가책을 받는 것은 '나 자신'일 것이고
만약 누군가의 영혼을 그린 초상화가 있다면 그 누가 그 초상화가 20대부터 늙어갈 때까지
항상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 장담할 수 있을까?
약간 환상소설같기도 하고,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인생의 목적이 있는 것이 자기발전 아닐까요. 자신의 본성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요.
존재하는 모든 훌륭한 것들의 이면에는 비극적인 것이 숨겨져 있는 법이다.
그는 점점 자신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었으며 자신의 영혼이 점점 타락해 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 그에게는 삶이 모든 예술 중에 가장 첫 번째이며 가장 위대한 예술이었다.
일반 사회, 적어도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부자이면서 매력적인 사람들을 해치는 그 어떤 것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도덕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본능적으로 느끼며 고결한 인격보다 훌륭한 요리사를 고용하는 것이 훨씬 가치있는 일이라 여긴다.
좋은 평판이라는 것도 비슷한거야. 사람이 영향력을 발휘할 때마다 적이 한 명씩 생기기 마련이거든. 평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평범해야 하는거야.
초상화가 그의 생명이 가졌던 무거운 짐을 대신 짊어지고 그가 영원한 청춘의 순수한 광채를 간직하게 해달라고 했던 저 오만하고 격정적인 기도를 왜 했단 말인가! 그의 모든 실패는 바로 그 순간에 시작되었던 것이다. 차라리 살아가면서 죄지을 때마다 확실한 처벌을 바로바로 받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처벌은 영혼을 정화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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