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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Lobster (2015) 주말에 영화 한 편 봐야지, 하고 현재 상영작들 보다가 확 꽂혀서 보고 온 영화. 역시 느낌은 배신하지 않는다. - 영화적 설정이 아주 특별하다. 이 세계에서는 자신의 status에서 '중간'은 없다. 싱글 혹은 커플. Homosexuel or heterosexuel. 이쪽 아니면 저쪽. 이혼을 당하거나, 어떤 이유로 싱글이 되면 반드시 커플이 되어야 하는 호텔로 가게된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 내에 자신의 짝을 찾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동물로 변하게 된다. 보는 내내 굉장히 '우화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스크린 여기저기에 짝을 찾지 못해 동물로 변한 이들이 어슬렁거린다. 그렇게 짝을 찾던 호텔에서는 그렇게 어렵던 사랑 찾기가, 사랑을 찾으면 안 되고 뭐든지 혼자 해내야만 하는 'loner'들의 세계에서.. 2015. 11. 16.
[영화] 마션과 그래비티 우주에서, 우리는 인간을 이야기한다. - 마션: 온화한 집단 낙관주의 어제 친구랑 '마션'을 보았다. 개봉일과 인기에 비해서는 좀 늦게 본 셈이다. 화성판 로빈슨 크루소,라는 세간의 평이 영화를 잘 요약해주는 것 같다. 어쨋든 본론으로 들어가면, '마션'은 아주 친절한 영화다.SF영화 특히 과학을 토대로 둔 영화의 큰 고민 중 하나는 과연 영화적 설정을 관객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따라올 것인가의 여부다. 이런 점에서 마션은 인터스텔라보다 훨씬 친절했다. 특히 이과적 토대를 고등학교 때 부터 박탈당하고 산 나같은 문과인에게는, 뭐랄까 와트니가 매일 쓰는 영상일지나, 등장인물들이 대화하거나 회의할 때 불필요할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설명해주는 영화의 '과학적 엄밀성에 대한 집착'이 난 고마웠다. 그리.. 2015. 11. 1.
염소의 축제1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1저자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10-10-27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백년의... 도미니카 공화국.이 소설은 이름도 생소한 중미의 작은 섬 국가의 독재 정권 시절의 이야기다.안타깝게도 독재는 우리에게 먼 역사는 아니다. 어쩌면 여전히 그 그림자 그늘에서 살고있는지도.공화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트루히요'라는 철권 통치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그리고 독재자의 가족, 그 주위의 정치적 인물들, 정치적 희생양과 그들의 가족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챕터가 바뀔 때마다 서술자의 시점이 바뀌는데, 그 시점 중 하나는 바로 트루히요 자신이다.그리고 물론 독재정권의 몰락 후 과거를 회상하며 과거를 찾아헤매는 우라니아도 주.. 2015. 10. 18.
김 박사는 누구인가? - 이기호 김 박사는 누구인가저자이기호 지음출판사문학과지성사 | 2013-04-1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이 세상 모든 이야기들이 태어나는 자리 기억과 기억 사이의 공백... 이기호의 단편 소설집이다. 총 8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이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어보았는데, 박민규 스러운 개그 코드도 보이는 반면, 이야기를 풀어가거나 맺는 방식은 독창적인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독자인 나에게 물어보고, 제시하고, 질문하는 그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는데, 이건 작가가 의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메마르게 끝을 맺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이 황망해져버리는 결말들. 여기 실린 8개 이야기의 결말 말이다. 결말이면서도 사실 결말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이야기의 중심에서 툭 끊겨버리거나, .. 2015. 10. 9.
百의 그림자 - 황정은 백의 그림자저자황정은 지음출판사민음사 | 2010-06-2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폭력적인 이 세계에서 그림자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쓸쓸하고... 숲가마와 가마와 가마는 아닌 것입을 먹는 입정전오무사항성과 마뜨료슈까섬 - .. 총 7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장편 소설, 하지만 총 200페이지도 되지 않는 경장편.그림자가 일어서는 세계. 그 곳에서는 존재가 위태로울 때, 살아갈 이유가 희미해질 때,힘들고 힘이 들어 그림자마저 옅어질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사실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이 소설은 연애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나에게는 오히려 세계에 대한 조용한 반항으로 느껴진다.특히 작고 오래되고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때려 부수는 것이 미덕으로 생각되는 이 도시, 서울에 대한, 반항. - 숲에서 길을.. 2015. 10. 7.
오늘은 무사히 지나갔다 오늘은 무사히 지나갔다.내일도 무사히 지나갈 것이다.그렇게 무사히 이번 년도가 훌쩍 가버렸으면 좋겠다.탈도 많았고, 경사도 많았던 2015년아 가버려라........ - 내일은 도서관에 책 반납하는 김에 책을 좀 많이 빌려와야겠다.지금 생각 중인 책들. 김박사는 무엇인가? (추석에 읽을 단편집)白의 그림자 (추석에 읽을 단편집)염소의 축제 (항상 읽어보고 싶었던 요사를 드디어!)전을 범하다 (고전소설의 역습을 맞아보자) 물론 무겁고 진중한 책들도 리스트에 쌓여있으나이번 가을은 마음이 가볍다. 가벼운 만큼 무거운 책이 아래로 떨어져버리는 느낌. 마음에 쉽게 담기질 않는다. 이번 가을의 독서테마는훌륭한 단편집들과, 놓쳐서는 안 될 소설들과, 그런 것들에 대한 논의/썰/이야기/평론으로 대충 가닥을 잡았다.그러.. 2015. 9. 24.
맛 - 로알드 달 맛저자로알드 달 지음출판사강 | 2005-06-01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이야기의 귀재, 로알드 달“로알드 달은 철두철미한 프로다. 그에... 이야기꾼, 재간둥이 로알드 달의 재미있는 단편집 모음.인간의 심리와 다양한 사건의 실을 꼬는 능력이 대단한 것 같다. 사실 김영하 작가님이 팟캐스트에서 두 편 정도 낭독하는 걸 들으면서 '재밌다, 한 번 읽어봐야지' 했었는데....얼마 전 듣기 시작한 성우 윤소라님이 또 두 편 정도 낭독하는 걸 듣게 되었다 (팟캐스트 '소라소리')그래서 책을 집어 들고 목차를 보는데, 단편 10편 중 4편을 벌써 귀로 들은 셈이 되어 못내 아쉬워 하며 읽기 시작했다. - 나의 주관적인 짧은 평. 1. 목사의 기쁨: 우직하게 갑시다. 잔꾀쓰지 말고..........2. 손님: 이야기.. 2015. 9. 24.
끌림 - 이병률 끌림저자이병률 지음출판사달 | 2010-07-01 출간카테고리여행책소개'길' 위에서 쓰고 찍은 사람과 인연, 그리고 사랑 이야기 지난... 여행 가고 싶다.감성이 말랑말랑 해졌다.옛날 낯설었던 그 거리를 추억했다. 이 에세이집을 읽고. - 배낭 하나 착 올려매고, 낯선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그 기분.그 기분을 느껴본지 정말 오래 되었다.처음 도착한 도시에서, 모든 것이 희한하고 신기한 그 곳에서,열심히 보고, 관찰하고, 사진을 찍는 마음의 두근거림. 이병률 시인의 풍경에 착 젖어든 글들이 내 마음을 좀 움직인 것도 같다.곧 떠나리라.. 2015. 9. 24.
나만의 시간 요즘 확실히 마음에 여유가 없다. 남보다는 나를, 내가 잘 사는 게 나한테도, 남한테도 최선이라는 생각이 점점 마음을 잠식한다. 내가 잘 살고 봐야 한다는 이기심이 남을 생각하고, 연락하고, 돌보거나 하는 일들을 내 삶에서 몰아내버렸다. 생각해보면, 모두가 그런 것 같다. 자기 한 몸 건사하는 것, 자기 가족이나 잘 건사하는 것 조차 힘든 세상이므로. 모두가 자신만 보며 살아간다. 지하철에서도 다들 무엇이 그리 할말이 많은지 스마트폰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다. 걸으면서도, 운동을 하면서도, 커피를 마시면서도, 손에서 놓지를 않는다. 중독이다. 나 역시 빠른 인터넷과 효율적이고 편리한 스마트폰의 기능에 중독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의식적으로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 일부러 주변을 조금 더 살피려고 노.. 2015.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