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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을 걷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 데이비드 실즈/ 영화 'Closer'

by 주말의늦잠 2014. 8. 14.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저자
데이비드 실즈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3-1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죽음'이라는 인류 보편의 결말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생명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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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Closer라는 영화를 보고, 바로 데이비드 쉴즈의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라는 책을 끝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자명한 사실이다.

나는 죽음에 가까이 가 본적이 거의 없다. 내 주변에서 죽음을 경험한 적도 적다.

친구가 갑자기 죽거나, 친척 중에 갑자기 사라지거나 하는 사람도 없으며,

내가 죽을 뻔한 경우는 더더욱 없다. 있다면 작년에 바다에 빠질 뻔한 그 때.


사실 그 때야말로 나 스스로가 내가 죽을 수 있다는 그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은 순간이었다.

가끔 길을 건널 때도, 까딱 잘못 하면 차에 치여서 죽을 수도 있고,

기니 등지에 창궐한 에볼라로 죽을 수도 있고,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 죽을 수도 있고,

갑자기 테러가 터져서 불시에 비명횡사할 수 도 있고.


여기 서아프리카에서는 사실 죽음에의 가능성이 무지하게 크다.

하지만 그 만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덜 하면서 사는 것 같다.

하루하루의 생활을 해나가가고, 일과 일상사에 천착하다 보면 아크라든 서울이든

그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


책을 읽으며 마지막 부분에서 느낀 것이 있었다.

깨어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느낀 바가 있었다.

우리는 누구나 죽지만 사는 동안에는 깨어있질 못한다 운운하는 인용구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것은 살아있는 동안 하고 싶은거 하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글로 쓰면 너무나 평범한 명제로 보인다.

그러나 나같은 경우는 이 명제가 최근 1년간 깨달은 새로운 삶의 가르침이다.


항상 '이름'과 '훌륭함'을 좇아왔던 학생생활.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 대학원 졸업장을 딸 때까지..

나는 대단한 일을 하고 싶었고, 아주 좋은 기관에 들어가서 뽐내고 싶었고

그래서 내 이름을 빛내고 유명해지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좋은 학교에서 졸업장 따서, 아주 좋은 기관에 들어와서 일을 해 보니

'이름'과 '훌륭함'은 사실 그리 중요치가 않다.

모두가 어불성설로 이래저래 살아가는 건 다 똑같다.

말도 안 되고, 열불 날일이 천지에 깔려있고 거기에서 살아가야 하는 건 언제나 같다.

좋은 시절은 없었다. 그냥 그 시절은 즐기는 나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사회나 세계가 긍정적이라 이미 모듈화 해 놓은 삶의 방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조금 더 깨어있으려한다. 내가 원하면, 그리 가면 될 것이고, 내가 원하지 않으면, 떠나면 된다.

그리 가도, 안 가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

개체는 중요하지 않다. 인간 종의 유구한 역사에서 나의 '점'같은 의사결정이

무엇을 얼마나 바꾸고 변화시킬 것인가. 바꾸고 변화한다 해도 그것이 뭐가 그리 대수란 말인가?

나의 생물학적 인간 종으로서의 목표는 번식하고 그 후에 늙어가고, 종결엔 죽는 것이다.

뭘 읽고 고상하게 살고, 생각하든 간에 내 몸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프로그램 되어 있다.

그리고 내가 좋든 싫든 그리 되어가는 것이다. 늙어가는 것이다. 죽음을 향해 걸어갈 뿐이다.


이러할진대, 무엇에 그리 집착하고 목을 맨단 말인가?



- 7월,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