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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오후/영화, 매체14

[영화] 홀리 모터스 (2012) 우리는 우리 삶의 주연 배우다. 우리가 맡은 역할이 사소하고 작을지라도,내가 주연배우임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리라.. *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에도 그렇다, 나는 어떤 역할을 연기하기위해 가면을 쓴다.내가 완전한 내가 되는 순간은 나 혼자 있을때, 그 누구도 나를 지켜보지 않을 때.그러나 사회적인 동물로서 나는 끊임 없이 사회적 관계망에 놓이게 된다.그 관계 속에서 나는 나를 연기해내야 한다. (충격적이고 난해해서 마음에 많이 남았던 영화라 짧게 기록해둔다) 2016. 5. 22.
[미드] 왕좌의 게임 *시즌5 스포일러 포함. 아직 안 보신 분은 읽지 마셔요. - HBO에서 2011년부터 방영 시작한 드라마인데, 사실 나는 2015년에야 이 애증(-_-)의 드라마 시청을 시작했다. 우선 내가 중세 환타지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잔인한 걸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비위가 매우 약한 인간이므로. 왕좌의 게임에 대한 무수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그냥, 시작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천운의 도움으로 내 인생에 뜨는 시간이 좀 생겨 하드 드라이브에 있던 왕좌의 게임 시즌1 첫번째 에피소드를 시작해버리고 말았던 것이었다... 이 드라마의 흡입력은 흔히 '문명하셨습니다'의 수준인 것 같다. 왕좌를 놓고 벌이는 다양한 가문의 전략, 책략, 음모, 복수, 피와 눈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2016. 2. 1.
[영화] The Lobster (2015) 주말에 영화 한 편 봐야지, 하고 현재 상영작들 보다가 확 꽂혀서 보고 온 영화. 역시 느낌은 배신하지 않는다. - 영화적 설정이 아주 특별하다. 이 세계에서는 자신의 status에서 '중간'은 없다. 싱글 혹은 커플. Homosexuel or heterosexuel. 이쪽 아니면 저쪽. 이혼을 당하거나, 어떤 이유로 싱글이 되면 반드시 커플이 되어야 하는 호텔로 가게된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 내에 자신의 짝을 찾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동물로 변하게 된다. 보는 내내 굉장히 '우화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스크린 여기저기에 짝을 찾지 못해 동물로 변한 이들이 어슬렁거린다. 그렇게 짝을 찾던 호텔에서는 그렇게 어렵던 사랑 찾기가, 사랑을 찾으면 안 되고 뭐든지 혼자 해내야만 하는 'loner'들의 세계에서.. 2015. 11. 16.
[영화] 마션과 그래비티 우주에서, 우리는 인간을 이야기한다. - 마션: 온화한 집단 낙관주의 어제 친구랑 '마션'을 보았다. 개봉일과 인기에 비해서는 좀 늦게 본 셈이다. 화성판 로빈슨 크루소,라는 세간의 평이 영화를 잘 요약해주는 것 같다. 어쨋든 본론으로 들어가면, '마션'은 아주 친절한 영화다.SF영화 특히 과학을 토대로 둔 영화의 큰 고민 중 하나는 과연 영화적 설정을 관객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따라올 것인가의 여부다. 이런 점에서 마션은 인터스텔라보다 훨씬 친절했다. 특히 이과적 토대를 고등학교 때 부터 박탈당하고 산 나같은 문과인에게는, 뭐랄까 와트니가 매일 쓰는 영상일지나, 등장인물들이 대화하거나 회의할 때 불필요할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설명해주는 영화의 '과학적 엄밀성에 대한 집착'이 난 고마웠다. 그리.. 2015. 11. 1.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아무래도 영화 제목 짓는 것에도 트렌드가 있는 모양이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번역가의 상상력과 유연함이 풍부하게 표현된 (-_-;) 영화 번역 제목이 눈에 띄곤 했었다. 예를 들어,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라는 영화의 제목은 '내 남자의 여자도 좋아'라고 번역되어, 3류 스페인영화스러운 향기와 함께 제목이 스포일러 폭탄을 던지는 사태를 발생시켰다. 뭐 '브라질'이라는 테리길리엄의 영화가 '여인의 음모'(ㅋㅋㅋ)로 번역되어 결국 명작을 삼류에로물 정도로 전락시키는 일도... 영화 제목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평론을 하거나, 영화를 좀 본 사람들이라면 재미있는 글을 하나 쓸 수 있는 싱싱한 횟감인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수입업자들이 영화 원제를 그대로 한글로 옮겨서 개봉하는 게 추세인가 보다. .. 2015. 6. 9.
[영화] Birdman: 슈퍼히어로의 시대에 날아오르다 슈퍼히어로의 시대에 날아오른 버드맨 슈퍼히어로의 시대. 또다른 ~맨이 극장가에 나타났다. 버드맨. 영화에서 버드맨은 현재 할리우드 슈퍼히어로의 전 세대쯤 되는 위치를 차지한다. 버드맨3까지 찍고 리건 톰슨은 거의 퇴물이 된 상태. 그래서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각색한 연극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재기를 꿈꾼다. 감독이 영화를 long take으로 찍기도 했고, 사실 영화 자체가 극 중 리건 톰슨의 내적 고뇌 (다중인격을 갖고 있는 것 같다..)를 다루고 있어서 마치 영화가 끝난 후에는 연극인의 머릿속을 다녀온 느낌이다. 카메라가 집요하게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의 만남 및 갈등을 쫓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알아봤더니, 알레한드로 감독이 일부러 그렇게 찍은 것이란다. 그래서 영화를 찍을 때 마치 연극을 하는 것 .. 2015. 3. 5.
계간 창작과 비평 2014년 겨울호 리뷰 요즘 창비 출판사의 활동이 매체 전반에 두드러진다. 물론 출판사니까 소설 및 도서 출판은 당연하지만, 팟캐스트의 책다방이나 문화다방, 최근에는 시다방이 문을 열었고, SNS 를 통한 독자와의 소통도 많아졌다. 얼마 전, 혹시나 해서 창비의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서 서평 이벤트에 응모했었다. 그리고 좋은 기회를 주신 창비에 조금이나마 갚는 (?) 심정으로, 그리고 건설적인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본 리뷰를 쓴다. - 계간 창비 2014년 겨울호 대화 '이웃집 천사를 찾아서' 이번 호 '대화'를 인상깊게 읽었다. 자꾸 마음이 아파서 세월호를 밀어내려는 나를 발견했다. 정혜신 선생님의 활동을 먼 발치에서나마 지켜보며 응원했다. 은연중에 심리치료나 혹은 트라우마 극복과 같은 어떤 '넘어섬'을 생각했었.. 2015. 2. 6.
[영화] 타인의 취향 (원제 Le goût des autres) 타인의 취향 (2009)The Taste of Others 8.6감독아녜스 자우이출연안느 알바로, 장-피에르 바크리, 아녜스 자우이, 알랭 샤바, 앤 르 니정보코미디, 드라마 | 프랑스 | 112 분 | 2009-01-22 차이와 수용에 대하여. 요즘만큼 '다름'과 '다른 취향'에 대해 인정해달라고 부르짖는 시대가 있었던가. 영화가 하나 개봉해서 참 재미있게 봤는데, 평소에 괘씸하게 생각했던 평론가가 영화를 신랄하게 비판했다면? 그 비판에 대해 다시 비판할 것인가? 욕을 퍼부을 것인가? 깨끗하게 무시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하고 넘어갈까? 나는 우리 시대가 타인의 취향에 대해 비판에 비판을 거듭하고, 욕을 퍼붓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느낀다. 나의 취향에 대한 권리의식이 높아진 만큼, 남의 취향.. 2015. 2. 1.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원제 Take This Waltz) 우리도 사랑일까 (2012)Take This Waltz 8.2감독사라 폴리출연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겐, 루크 커비, 사라 실버맨, 제니퍼 포뎀스키정보드라마, 코미디 | 캐나다, 스페인, 일본 | 116 분 | 2012-09-27 - 스포일러 있음- 드라마나 영화보다 현실에서 더 빈번한 것, 바로 두 사람을 사랑하는 일. 나는 내 나이 또래나 조금 더 윗선 - 소위 결혼적령기 - 의 여자들과 이야기 할 때, 이러한 사랑의 근원적인 질문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결혼해서 행복하고, 더할 나위 없이 사랑했던 남편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결혼 5~6년 후에 '운명'을 만난다. 눈 속의 빛이 짜라랑, 귓속의 벨이 찌르릉 울리는 그런 남자를 만난다. 그러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그리고 이건 남자에게도 마.. 2015.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