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거주하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마치 '한국'과 동등한 임팩트로 다가오는 시대일 것이다. 주위의 대다수의 '외국' 동료들이나 사람들은 십중팔구 '나 한국인이야,' 했을때 '어, 나 삼성/현대/엘지' 알아, 아, '나 Kim 알아' 혹은 '아, 나 싸이 알아', 혹은 아,' 나 김치 알아' 라고 하지 절대로 '아, 나 아리랑 알아' 혹은 '아, 나 너네 유구한 오천년 역사 알아' 뭐 그러진 않는다.
국가의 영역에 한정지어 세계지도는 그려지지만, 그 세계지도를 지배하는 현재시대의 힘 - 돈 혹은 자본 혹은 자본주의, 그리고 소프트 파워 - 에 의해 타인은 나를 규정하고, 나의 행동양식을 기대하는 것이다. 마치 해외에서 삼성제품 안 쓰면 매국노 취급하는 세태라지만, 나는 삼성은 절대로 나의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등가성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삼성이든 정부든 그 어떤 힘과 권력을 가진 entity이든 나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는 없다.
한국인으로서 한국기업의 급속한 성장을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감정이라 느껴진다. 그러나 '자랑스러워 할 수 없는 것', 혹은 '자랑스러워 하면 안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지 않는 것은 '한국인'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당연한 감정이라고도 또 느껴지는 것이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애플이라는 기업이 미국에겐 그런 것이고. 화웨이라는 기업이 중국에겐 그렇게 될 것이다, 아주 곧. 돈과 자본과 힘의 논리에 한 개인의 삶이 박살나는 것은 자본주의 내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일것이나, 흔하다고 하여 당연하고 여기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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