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적인 생각

부엌에서 화들짝 잠 깬 이야기

by 주말의늦잠 2013. 3. 8.



그저께 뭘 먹을까, 하고 부엌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날개의 결이 고스란히 보이는 것 같은 큰 바퀴벌레 한 마리가

싱크대 아래를 유유히 걸어가고 있는 광경.

정말 잠기운이 뇌에서 일시적으로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고,

그 짧은 순간에 저것을 어떻게 처치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머릿속을 샤샤샥 지나갔다.


하지만 실제로는 얼어있었다 ㅋㅋㅋ



방으로 가서 내려칠만한 것을 찾아봤지만 없어서 다시 부엌으로 와보니 

그 놈은 막 주방 코너를 도는 참이었다.

스토브나 냉장고 뒤로 들어가기 전에 처치해야겠다는 생각에,

옆에 있던 쓰레받이를 들고 잠시 기다렸다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

나는 또 목격했다. 한 무더기의 개미군단이 내 하수구와 싱크대부터 창의 틈까지

일렬종대로 부산하게 뭔가를 하는 모습을 ...


드디어 곤충의 습격인가,

하루하루 조금씩 더 '진짜' 생활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진짜 생활에 가까워져 간다는 것은

내 눈을 덮고있던 환상이나 선입견, 감정의 레이어를 하나하나 벗어가는 것일지도..





'일상적인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하루 -  (0) 2013.04.01
가나사람과의 첫 말다툼 (!?)과 팔찌 2개 -  (0) 2013.03.11
필연적인 일상으로의 회귀  (0) 2013.03.06
낯선 환경  (4) 2013.02.24
기록의 의의  (0) 201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