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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을 걷다

자기 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 로맹 가리

by 주말의늦잠 2014. 12. 5.



자기앞의 생

저자
에밀 아자르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1-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국내 최초의 원작 계약"출판사에서도 원작자가 누구인지 몰라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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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저자
로맹 가리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7-10-3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두 번의 공쿠르 상 수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가 로맹 가리.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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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책방에서 동진dj님이 추천해주신 '자기앞의 생'을 읽고

그 후에 이 소설을 메인으로 한 방송을 듣고 한 번 더 읽고

그리고 다시 그 저자가 썼다는 단편집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읽었다.


자기앞의 생,은 천진난만한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다.

뭔가 쪼그만 게 다 깨달은 듯한 목소리로 주변사람들을 논평하거나 생각할 때면

흠칫 웃음까지 난다. 읽고 펑펑 울었다는 독자의 평도 봤는데, 난 펑펑 울 정도까진 아니었다.

이 소설 후에 단편집까지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은,

로맹가리는 평화주의자, 차별반대주의자, 인본주의자 즉, 휴머니스트라는 점.

물론 내가 느낀 것.


자기앞의 생에서도 유태인 아줌마 아래에서 길러지는 무슬림 소년 모모 및

프랑스 빠리의 그 다양한 '주변인'들에 대해 무심한듯 따뜻한 시선을 시종일관 견지하고,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에서도 화자를 보면 뭐 미국인, 유럽인, 등등 인종을 가리지 않는

목소리가 등장한다. 로맹 가리 스스로가 모스크바 생 유태계 프랑스인이었으니,

뭐 이러한 mainstream에 반하는 '주변인'의 매커니즘은 어렸을 때 부터 잘 파악했을지도..


-


그리고 뭐 로맹가리라면, 이중 필명으로 한 작가에게 1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콩쿠르상을 2번이나

수상했던 프랑스 문학계의 스캔들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의 이중자아인 에밀 아자르에 얽힌 글들을 읽어보니,

그는 뭐 콩쿠르상을 타고 싶거나 해서 그런 일을 벌인 건 아니다.


오히려, 작가로서 어찌어찌 정의되고 마는 중견작가로서의 스탠딩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김 누구누구 작가가 쓴 소설이래, 하면 엄연히 어떠어떠 할 것이다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소설을 펼치는 거다. 물론 유명 작가라면 그 후광도 있겠으나,

로맹가리의 영혼에는 그런 후광보다는 예술적 침참의 느낌이 더 꺼림칙 했을터.

그는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발표하는 소설에 쏟아지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즐기며,

동시에 로맹 가리에 달려드는 독사같은 비판들을 얼마나 통쾌하게 생각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허무했을까.


그는 권총자살로 자신의 삶을 끝냈다.

열세살 모모의 입으로 들려줬던 그 경이로운 생의 비밀을, 그는 이미 봐버렸던 것일까. 

그 경이로움도 빛이 바래 자신이 그 생을 마무리 하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이유라도 있었던 걸까.


우리의 대부분인, 범(凡)인들은 모를 일이다.



-12월,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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