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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을 걷다80

다다를 수 없는 나라 - 크리스토프 바타유 다다를 수 없는 나라저자크리스토프 바타유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15-03-18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잊혀짐으로써 죽어간 이들과 잊음으로써 자유로워진 이들의 기나긴 ... 소설 전체가 150페이지가 안 된다. 게다가 줄 간격, 쪽 여백이 넓고 가끔 한 페이지에 한 문장이 적혀있을 때도 있다. 소설이 끝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마지막의 몇 십장은 그나마도 김화영 선생님의 해설인 걸 보고 다시 돌아가서 마지막 장을 읽었다. 마지막 장이라 해봤자 한 페이지에 문장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만큼 간결한 소설이다. - 김화영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이 소설의 핵심은 '여행'이다. 원래 살던 곳을 떠나 신을 찾아, 혹은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구도의 여정. 프랑스의 혁명사와 인도차이나 반도의 휘몰아치는 역사의.. 2015. 6. 6.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 에밀 시오랑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저자에밀 시오랑 지음출판사챕터하우스 | 2013-05-27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육신이 없는 정신이란 대체 무엇인가? 가장 완벽하고 우아한 문체... 폐허의 철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에밀 시오랑의 에세이집.한국어 제목은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로폐허와 무의미로 점철된 풍경에 아스라히 떠오르는 태양을 연상케 한다. 일말의 긍정이 실려 있는 제목이랄까..그런데 원제는 'Sur les cimes du désespoir d'Emil Cioran'. 즉, '절망의 꼭대기에서'. 사실 이 책을 산 것은 재작년 이었다. 2013년 중순정도.그 당시 한국에 잠깐 들어왔다가 다시 아프리카로 나가야 했기에,여러가지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싸갔다. 결론적으로, 아프리카 적도지방 가나의 뜨거운 태양 아.. 2015. 6. 6.
포트노이의 불평 - 필립 로스 포트노이의 불평저자필립 로스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14-02-28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이게 내 인생입니다, 내 하나뿐인 인생이라고요. 나는 유대인의 ... 필립 로스에 한 번더 당했다. 나는 사전지식이나 preview를 전혀 하지 않고 책이나 영화를 보는 걸 아주 즐기는데, 포트노이의 불평 역시 필립 로스의 이름만 보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음란하고 대담하면서도 - 사실 책 전체가 포트노이의 자위와 섹스 상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 차가운 이야기를 쓸 수 있다니.. 라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솔직히 처음에는 필립 로스가 소위 '약 빨고' 소설 쓴거라고 느꼈다. 소설의 처음부터 끝가지 상스러운 단어들과 음담패설이 난무하고 (책 한 페이지마다 '씹'이라는 단어가 몇 번 나오는지.. 2015. 5. 1.
정확한 사랑의 실험 - 신형철 정확한 사랑의 실험저자신형철 지음출판사마음산책 | 2014-10-01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마음산책에서 펴낸,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세 번째 책 27편 영화... 신형철은 문학평론가다. 읽고 쓰는 일이 자기 삶의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씨네 21이나 한겨례에서 그의 글을 간헐적으로 접하고, 또 지난 해 문학동네 채널의 문학이야기 팟캐스트를 들으며 그를 알게되었다. 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읽은 그의 평론집인데, 우연하게도 문학평론집이 아니라 그의 영화 평론집부터 읽게 되었다. 주로 최근 영화들이라 내가 보지 않은 영화들이 대부분이었고, 본 영화들은 러스트 앤 본,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 홍상수, 박찬욱, 김기덕 감독의 영화 몇 편... 그정도였다. 사실 최근 2-3년간 해외 체류로 인해 (특히 아프.. 2015. 4. 23.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저자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출판사까치 | 2014-12-3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세 권이 아니라 이제 합본 한 권으로 읽게 된 개역판 존재의 세...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이 소설은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5년간에 걸쳐 쓴 세 개의 소설을 합권하여 한국에서 개정판으로 내놓았다. 그러므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제목 자체는 한국의 편집자가 결정한 것이고, 실제 세 권의 소설 이름은 다음과 같다 (위의 이미지). Le Grand Cahier. La Preuve. Le Troisieme Mensonge. 즉, 큰 공책. 증거. 세 번째 거짓말. 각각 1986년, 1988년, 1991년에 발간된 소설로서, 헝가리에서 태어났지만 불어로 소설을 발표한 것이 흥미롭.. 2015. 4. 14.
매드 사이언스 북 - 레토 슈나이더 매드 사이언스 북저자레토 슈나이더 지음출판사뿌리와이파리 | 2008-10-31 출간카테고리과학책소개최고로 재미있는 과학책! 2005년 올해의 과학책!1달러짜리 지... 매드 사이언스 북은 먼저 제목이 눈을 끌고, 표지가 흥미를 당긴다. 1304년의 무지개 실험부터 시작하여 2003년의 로봇개 실험까지, 약 700년의 기간 동안 인류가 벌인 '미친' 실험들을 111개나 모아놓았다. 1300년대 이후에는 몇 백년을 뛰어넘어 1600년대와 1700년대의 실험을 소개하는데, 중세를 지나 유럽에서 계몽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신이 아니라 과학에서 답을 찾으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듯 하다. 2015년의 시점에서 보면, 뭐 저런걸 가지고 저렇게 치열하게 실험하고, 고찰했나 싶지만.. 어쩌.. 2015. 4. 4.
생의 이면 - 이승우 생의 이면저자이승우 지음출판사문이당 | 2005-06-1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이 책은 나의 숨결과 혼이 가장 진하게 배어 있는 작품이다. 그... 이승우 작가님의 소설은 처음이었고, 이렇게 자의식이 강한 주인공이 등장한 소설은 오랜만이었다. 소설책을 펼쳐, '개정판에 부쳐'와 '작가의 말'을 읽고 본격적인 소설의 첫 장으로 넘어가는 문장이 굉장히 낯설었다."청탁을 해온 편집자에게 이미 밝힌 바대로, 나는 이 글의 필자로 적합하지 않다. 나더러 박부길 씨를 이야기하라니....." 마치 서문이나 작가의 말의 연속상인 듯, 그렇게 낯설게 소설은 시작한다. 소설의 주된 화자는 박부길이라는 작가의 삶의 이력을 소설과 연관해 추적해보라,는 주제로 글 청탁을 받은 또 다른 작가이다. 그는 소설 속에서 박부길을 예리.. 2015. 4. 4.
당신들의 천국 -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저자이청준 지음출판사문학과지성사 | 2012-10-0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소록도를 배경으로 권력과 자유, 개인과 집단, 사랑과 공동체의 ... 소설은 소록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센병은 지금은 완치도 가능하고, 사람들의 편견도 상대적으로 적어진 편이지만 옛날에는 '문둥병'이라 하여 천하에 몹쓸 전염병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일제시대부터 한센병 환자들을 섬에 가둬놓고 일종의 게토를 만들었던 것이, 한국의 근현대사에 걸쳐 이어왔던 것이다. 이 소설은 소설이 쓰인 시기 (즉 박정희 독재정권) 고려한다면 그 독재권력과 피지배자인 시민들 사이의 관계의 우화로 읽힐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한국 근현대사의 그 한 단면뿐이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되풀이 되어온 문제, 즉 .. 2015. 3. 26.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 존 그레이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저자존 그레이 지음출판사이후 | 2010-08-31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시대와 인간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시선 '우상 파괴자', '반反휴... 존 그레이의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영어 원제는 'Straw dogs: Thoughts on Humans and Other Animals'이다. (위 이미지)이 지푸라기 개는 노자의 '도덕경'에서 나오는 구절인 '천지불인이만물위추구'에서 따온 것이다.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와 같이 여긴다." 존 그레이가 이 철학 에세이에서 말하는 논지가 제대로 담긴 구절이다.어쩌면 철학자 존 그레이가 동양철학에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겠다.존 그레이는 자신의 반 인본주의 (인류 중심주의)를 바탕으로 깔고,서양 유일신교, 특히 기.. 2015.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