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다.
기분이 상한 나 자신을 보니, 아마도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나 보다.
당시에는 유쾌하게 넘겼는데,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하니 되게 억울하다.
나름 '봉사단'으로 일하면서 한 번도 내 월급(이라기도 부르기 부끄러운)이나 연봉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오늘 처음으로 생각해본 것 같다.
석사 따고, 수석졸업했고, 연구원도 해보고, 국제개발경시대회에서 상도 타고,
나름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딴 취급밖에 못 받나, 하고 (황정은 작가를 따라)
정말 씨발스러운 기분이 되었다. 내 블로그니까 내 입으로 욕하는 것도 자유겠지.
남의 연봉이나 월급을 물어보는 것은 기본적으로 실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적어도 한국문화에서는, 아시아권에서는,
그게 어디라 할지라도 누가 어디에서 얼마를 버는지는 어쩌면 사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필요에 의해 물어봐야 한다 할지라도, 그에 코멘트를 하거나
괜히 꼴같지도 않는 동정 같은거 내보이면 그게 진짜 상처다.
얼마를 버는 가,가 직업의 귀천이나 지위, 경험의 수준을 결정하지 않는다.
이 바닥에서 일해보기로 작정한 이상, 가치를 좇아야지 돈을 좇으면 여기서 일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오늘 상처받았다.
돈 잘 못 벌어서 슬픈 날은 오늘이 진짜로... 진짜로 처음이다, 내 27년 인생에서.
어른인 척하는 것도 존나 지겹다.
상처받았고, 위로받고 싶은 날이다.
- 7월,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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