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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Tanzania & Zanzibar 2014

잔지바르, 하얀 백사장, 파란 바다 그리고 주홍빛 노을

by 주말의늦잠 2014. 10. 12.


[잔지바르, 하얀 백사장, 파란 바다 그리고 주홍빛 노을]



그렇게 다시 돌아온 잔지바르 마뗌웨 해변에서 3일을 보냈다.

하얀 백사장은 하루하루가 눈부셨고, 인도양의 파랑빛에 눈이 시렸다.

해질녘 산책하며 보는 하늘빛은 주홍빛이었다.

그 하양과 파랑, 주황에 나는 눈에 물이 든 듯 했다.


회색도시에 살면서 나는 원색에 얼마나 무감각했던가.

아프리카에서는 원색이 많다. 옷을 만드는 원단도, 사람들의 얼굴색도, 날씨도.






잔지바르의 해변가에는 아주 작은 생물들이 오밀조밀 살고 있다.

마치 하얀 갯벌을 뒤지고 다니는 듯 하다.

돌아다니다 발견한 아주 작은 소라게.






그리고 맑은 물에서 산다는 성게.

엄청 많다.


툭 건드리면 가시를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

동물도, 해양생물도 책에서 혹은 시장에서 보던 것과 달리,

자연에서 발견하면 새롭고 신기하다.






화보의 한 장면으로 쓸 듯한 백사장과 배. 

Dhow라는 전통배인데, 돌아다니면서 배의 주인인 어부와 만나서 이야기하면

스노클링 장비를 주변 여행사에서 빌려 스노클링을 나갈 수 있다.







손으로 다 끼워맞춘 듯 투박하지만 섬세한 배.







하얀 백사장에는 자국도 잘 남는다.







해가 떨어지며, 물빛도 다른 색을 띈다.







마치 양식장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바다.

검정빛을 띄는 것은 성게의 무리이다. 


그래서 바다를 걸어다니려면 아쿠아 슈즈를 신어야 하는데,

빌리는 값이 꽤 비싸서 우리는 그냥 맨발로 다녔다.







석양.







조용한 백사장의 노을, 평화롭고 조용하다.

날아다니는 새의 기척까지 눈을 들어 바라보게 한다.






이렇게 해가 지면 해변가는 칠흑같은 어둠으로 휩싸인다.







언제까지나 내 마음 속에 남아있을 잔지바르, 해변.


왜 항상 좋은건 기다려야 하고, 나중으로 미루어야 할까?

뭔가 뒤틀린 에피큐로스의 모습으로, 나의 도시에서의 삶은

행복한 것, 즐거운 것, 멋진 것은 항상 나중의 일로 미루었다.


하지만 20대 후반. 나는 미루지 않는 법을 배웠다.

미루지 않음으로서 나는 행복했고, 서재에 책을 새로 사 끼운 듯

멋진 기억으로 내 마음 속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