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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서아프리카 *

옛 모습을 간직한 프랑스 식민 수도, 그랑 바쌈 (Grand Bassam)

by 주말의늦잠 2013. 7. 30.




야마수크로에서 하루를 잘 보내고 그 다음 날 버스역으로 가서

야마수크로 - 아비쟝 여정 버스표를 끊었다.

8시에 출발한다던 버스가 9시 반이 되도록 출발은 안 해서,

역시................하면서 기다리고 있던 중, 우리는 우리 버스가 이미 출발했다는

엄청난 전갈을 받게 되었다. 우리가 기다리던 버스는 10시 버스였던 것이다^,^;

(하지만 버스역에서 기다리면서 참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이래저래 사정.......은 안 하고 우리 그룹에서 최고 전투력이 높은 베로니카가

열을 내면서 싸워서 결국 10시 버스를 타고 떠나게 되었다.







우리 버스인 줄 알고 기다렸는데에에에..........

그리고 여기 사람들은 라틴아메리카의

볼에 점 찍고 새사람이 되어 나타나는 드라마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정도의

치정과 질투, 암투가 뒤섞인 드라마에 깊이 빠져있었다^,^;








우연히 만난 가족.

아비장의 태권도장에 다닌다고 했다.

맨 왼쪽 소년은 놀랍게도 한국어로 1부터 10까지 셀 줄 알았다!

브로큰 프렌치로 이래저래 이야기 하다 보니 정이 들어서

같이 사진도 찍고, 또 안녕을 고했다 :)









야마수크로 버스 역 앞의 풍경.






그리고 이래저래 쿨쿨 자다가, 얘기하다가 아비쟝이 도착해서

우리가 싸랑해 마지 않았던 레바논 음식점에 가서

치킨 샤왈마를 하나씩 냠냠 먹고 다시 그랑 바쌈행 트로트로를 탔다.

아비쟝에서 그랑 바쌈은 약 30분을 달려서 도착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








그랑바쌈에서 내려서 유네스코 지정 유적 보존지까지 걸어갔다.

날씨도 화창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Bonjour! 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조용한 마을이었다.











유네스코 유적지에 들어서기 전 위치한 문화 센터.

내부에서는 아이들 몇명과 사부 1명이 태권도 (!?) 같은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태권도는 아니라도 뭔가 동양의 무술같은 것.......









드디어 발을 들여놓은 그랑바쌈 유적지 거리.

그랑바쌈은 1893년부터 96년까지 3년간 프랑스 식민제국의 수도였다.

그래서 그런지 건축물에서 유럽의 분위기가 나는 듯 했고,

건물 역시 참 질서정연하고 아름답게 지어놓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옛 식민지 수도 당시의 번영은 사라지고 지금은

뭔가 유령도시의 느낌이 나는, 신비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지어질 당시에는 참 아름다웠을 것 같은

지금은 폐허가 된 건축물.









계속 그랑바쌈의 거리를 걸어갔다.

아이 몇몇이 말을 걸기도 하고, 사람이 그리 많이 거주하지 않는 듯 했다.

점점 더 유령도시의 이미지는 강해졌다...


그에 비해 건축물은 참 완전하고 정교한... 역설이 존재했던 듯.








식민수도였을 당시에는 무역항으로 번영을 누렸으나

식민수도를 Bingerville로 이동 한 후 이 상업무역 역시 점점 하향세를 걸으며

이제는 관광객과 몇몇 고깃배가 드나드는 그런 동네가 되었다.








그러나 폐허에서 이상하게 처연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 같다.








서양인스러운 천사가 서있는 모스크? 혹은 교회? 성당?







관광객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보존된 것인지

공중전화 부스 위에는 귀여운 공중전화 아이콘이 보인다 :)







마을은 전체적으로 텅 빈 느낌이었고,

텅 빈 건물 여기저기에는 사람들이 작은 살림을 짓고 살고 있었다.








생선을 잘근잘근 씹으며 사진을 찍어달라던 아이.








그리고 하늘은 아름답게 석양으로 물들어 갔다......

왠지 그랑바쌈의 처연함을 더 배가시키는 것 같았다.








이 날도 숙박을 정하지 않고 가서, 그랑바쌈의 트로트로 역에서

한참을 운전사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하고 하다가

겨우겨우 찾은 숙소. 이름은 아꼬데드르포 (A cote de repos)


방값은 네고를 통해 많이 내렸으나,

음식값이 꽤 비쌌던 기억. 그러나 이 다음 날은 하루종일

해변가에서 쉬다 가는 걸로 정했기 때문에 큰 이견 없이 여장을 풀었다.








아주 조용하고 깨끗한 해변가에 위치한 리조트였다.

아름다운 풍경과 선베드, 수영장 그리고 해변가 전경을 볼 수 있는 옥상..:)










밤에 이 해변가에 나와보니

은하수가 아주 선명하게 보이고, 종종 별똥별도 보였다.

그렇게 선명하고 쏟아질 듯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보는 것도 너무나 오랜만이었다-


정말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역시 바다를 보면 달려나가는 친구들.

사실 좀 추웠는데...^,^;;








그리고 이 날은 작은 캠프파이어를 했는데,

우연히도 Canada day이기도 했다.

캐나다 애들 2명이 있어서 그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캐나다의 생일, 뭐 독립기념일 같은 거라고 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데이에는 아주 거대한 캠프파이어를 피워서

다들 축제를 여는게 문화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미니 캐나다 데이 파티를 할 수 있었다 ;)






그렇게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별밤 아래서 타오르는 불을 보고 있자니,

참 오길 잘했구나.... 하는 행복함이 들던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