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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서아프리카 *

코트디부아르 여행: 서아프리카의 빠리, 아비쟝 (Abidjan)

by 주말의늦잠 2013. 7. 24.



코트디부아르 여행 

(26 June - 3 July, 2013)




우연히 프랑스어 수업을 같이 듣던 친구가 계획한 코트디부아르 여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ECOWAS 시민이 아니면 110유로 (!) 라는 엄청난 돈을 내고 비자를 받아야 했고,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코트디부아르의 안전과 치안에 대한 이야기들,

얼마전 여행 제한국 지정이 풀렸다는 한국 대사관에서 찾은 공지사항, 

이래저래 참 Entry barrier가 높은 여행국가가 아닐 수 없었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이 지역으로 들어오든, 나가든 혹은 이 주변을 돌아다니든

하늘길을 운영하는 항공사가 적기 때문에 거의 가격 경쟁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아크라에서 아비쟝까지 가는 비행기 가격이 거의 600달러에 육박하던 상황이었다.

용감한 내 친구들은 고로, 아크라에서 타코라디까지 포드 트로트로를 타고 가서

거기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서 국경을 넘기로 했다. 



아크라 Kaneshie 트로트로 역에서 새벽 4시 즈음 (!!!)에 다들 만나 여행을 시작했다.

총 7명의 인원이 출발했는데, 참 계획도 별로 안하고 그냥 몸만 가자는 거의 무계획 여행치고는

여정이 굉장히 순탄했다 -




아크라에서 타코라디까지는 새벽이라 막히지 않아 약 3시간 반만에 도착.

그러나 타코라디에서 아비쟝까지가 문제였다.

버스가 생각보다 비쌌고 (60 Ghc, 참고로 아크라에서 타코라디까지는 12 Ghc)

돈을 지불하고 나서도 약 2시간 가량 버스가 찰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국경도시 Elubo를 지나자 마자 우리가 탄 버스는 약 19번의

Police check point와 patrol points의 경찰, 군인, 등등등에 의해 멈춰섰고

그 중 17번은 얼마간의 '비용' (a.k.a. 뇌물)을 지불해야했다.

그제야 ... 왜 타코라디에서 아비쟝까지 버스값이 그리도 비싼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가는 도로가 꽤나 잘 닦여 있어서 심하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Single journey가 거의 꼬박 12시간이 걸렸으니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면 당연 거짓말이다.


그래도 12시간 동안 운전사와 운전사 조수석에 앉은 두 아이보리안과 친해지기도 하고

또 가나에서 코트디부아르로 넘어가면서 참 기억할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은

그런 여정이었다.









코트디부아르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달라진 언어이다. 어딜 둘러봐도 불어, 불어, 불어.

드디어 처음으로 Francophone 아프리카 나라에 발을 들인 순간이었다.


택시 뒷 꽁무니의 'Bonne chance'가 아련하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







아비쟝에서 지낼 숙소도 구해놓지 않아서,

결구 드라이버의 친구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게되었다.

그런데 그 게스트하우스가 도대체 어디있는건지, 아비장 한 복판에서

갑자기 배를 타라는 것이다......ㅜㅜ


지친 몸에, 생각할 뇌의 여유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7명은 졸래졸래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이 배를 타고 어디론가 향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아비쟝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에 있는 섬에 위치한 곳이었다.

이 곳에서 맥주와 식사를 시켜 만찬을 즐기고, 

언제 잤는지도 모르게 단잠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상쾌하게 일어난 아침 풍경!









마치 물위에 떠있는 도시같았다. 베네치아? 까진 아니고..









다시 배를 타고 아비쟝 중심으로 가는 길.

길 여기저기에 서있는 food joint중 한 곳에 멈춰서서 커피와 바게트 토스트를 먹었다.

어떻게 국경 하나만 넘었는데도, 바게트가 이렇게 맛있어 지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커피는 도대체 설탕물에 커피를 탄건지, 커피에 설탕을 탄건지 모를 정도로

매우 달았다. 음, 전체적으로 단 것 좋아하는 건 아프리카 사람들 특성인가보다.









그리고 아비쟝 시내 드라이브.

우리는 연신 'This is so developed!'를 연발했다.

모두 선진국에서 온 아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


우와 도로가 8차선이야! 공공 버스가 있어! 우와 빌딩이 있어!

택시 색깔이 정렬되어 있어! Open gutter가 없어! 사람들이 가게에서 음식을 팔아!


하면서 아크라 촌놈미(ㅋㅋㅋ)를 맘껏 뽐냈던 것이다.

그만큼 아크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발되고, 발전되고, 질서정연한 도시의 이미지였다.

보이는 사진은 국립극장 (?) 같은 것.







과거에 '서아프리카의 빠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급속도로 발전했던 아비쟝.

그러나 정치, 정세 불안정과 2번의 내전을 겪으며 그 상승세는 급속도로 끊겨버렸다.

하지만 그 과거의 영화는 높게 솟은 빌딩숲과 도시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도로 등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었다.









아비쟝 중심부에 위치한 '세인트폴 성당'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로 유명한 성당이다.








성당 내부.

당시 성당 내부가 아니라 바깥에서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었다.








성당 벽면 전체에 장식된 스테인글라스들, 역시 아름다웠다!









그러나 백인의 도착을 환영하는 흑인 원주민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날 불편하게 했다.








성당 앞쪽 제단. 


그리고 옆 계단을 이용하여 성당의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었다.

원래 엘레베이터가 있었던 모양인데, 역시나 고장나서

헥헥거리며 올라가야 했다.








성당에서 시원하게 보이는 아비쟝의 시내 파노라마.

5개의 빌딩은 각각 정부부처 빌딩과 금융관련 기관이 위치해있다고 했다.







또 다른 시내 풍경.








아프리카의 어딘가론 믿기 힘든 질서정연한 도시의 모습이다.









아비쟝을 흐르는 강 줄기.

그 옆에 보이는 시원한 도로들 !

그리고 도시 중심에 위치한 녹음, 공원! ....








그리고 역시나 파노라마르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또 성당에서 나온 사람이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


당연히 그 사람들이 입장료 겸 가이드 돈을 요구한다.

처음에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했는데 

우리 역시도 나중엔 터무니 없이 - 작은 - 돈을 주고 나와버렸다.


아프리카에서는 이런 게 참 씁쓸하다.

사람들이 다들 친절하고, 뭔가를 해주려고 하고, 설명해주고, 그러지만

열에 다섯은 당연히 그 보상이나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다시 내려와 Virgin Mary의 제단 앞에서 조금 쉬었다.

여기서 만난 꼬마애는 내가 신기한지 자꾸 내 주변을 맴돌았다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