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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서아프리카 *

팔리메, 마을 주변 푸른 트레킹 #

by 주말의늦잠 2013. 10. 23.


팔리메, 마을 주변 가벼운 트레킹..



이 날은 가나로 돌아가기 전 토고에서의 짧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가나와는 또 색다른 풍광과, 같으면서도 다른 사람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놀랍게 달라 보이는 삶의 많은 이면들 ...



팔리메는 역시 트레킹이나 하이킹, 캠핑을 할 수 있는 산이나 동산이 많아서

이 날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소개받은 투어 가이드와 함께 마을 트레킹을 나섰다.

시간이 가능했다면 3-4시간 코스도 끌렸지만, 저녁에 약속이 있었기에

짧은 2시간짜리 코스를 골랐다.






트레킹의 시작선에서 마주한 빨간 열매.

이 열매 안에 있는 하얀 속살을 문질러서 입술이고, 볼이고 여기저기 칠하면

빨갛게 물이 든다. 다 같이 빨간 문신하고, 빨간 입술 화장 한다고

꺄르르 웃으면서 즐겁게 시작선을 밟았던 기억.






아직 익지 않은 커피열매.

서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는 커피, 코코, 팜 등의 원재료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토고도 역시 마찬가지 인 듯 하다.


저 열매 안을 까보면 파란 커피콩이 나오는데,

그 커피콩을 어떻게 말리고 가공하는가에 따라 커피의 향과 질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고, 그 맛과 풍미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토고에서 본 가나메뚜기.

왜 가나메뚜기라고 부르냐면, 저 안에 가나 국기 색깔이 다 있다 (노랑, 빨강, 초록, 검정).








트레킹을 하다가 발견한 코코나무.

코코는 특이하게 나무 줄기의 중간에 '엄하게' 열려 있는데,

그 안을 열어 열매를 맛보면 초콜릿 맛은 아니지만... (전혀)

살짝 시큼하지만 달작한 맛이 나는 속살을 먹을 수 있다.







4명의 산만한 애들 데리고 다니지만

평정을 유지하셨던 우리의 가이드님.







성스러운 팔레트 나무.

왜 성스럽냐면, 저 안에 기독교 희생과 순결의 상징색인 빨간색과 하얀색이

마치 팔레트에 점점히 찍힌 것처럼 형상화 되어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때는 우와...신기하다, 이러면서 봤는데

나중에 가나 돌아와서 오피스 들어가는 길에 힐끗 본 화분에

이 나무가 있었다. 이상하게 하나도 안 성스러운 느낌.

토고 트레킹에서는 되게 성스러운 나무처럼 보였는데-_-;








마을 입구에서 발견한 예수님.

토고 사람들도 역시 무속신앙을 베이스로 하긴 하지만

기독교 신자도 꽤나 많은 것으로 보였다-







한산한 마을의 오후.







가나에서는 한 번도 못보던 두부튀김을 파는 아이.


서아프리카에서는 사람들이 잡상일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운반할때

저 아이처럼 머리 꼭대기에 놓고 이동한다.

한국에 있는 잡상자판만큼이나 아주 흔한 풍경이다.

가끔 자기 몸의 두배되는 짐을 머리에 놓고 막 뛰기도 하고,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기도 하는데... 이건 정말 풀수없는 미스터리다.

어떻게 그렇게 중심을 잘 잡는지..!









역시 산간지방이라 전화도 이렇게 따로 부스에서 해야하나보다.








산 중간에 위치한 폴 아저씨네 레스토랑.

정말 생각같아선 안에 들어가 시원한 맥주도 마시고 

군것질도 하고.. 그러고 싶었는데, 다른 일정때문에 그러지 못한게 아쉽.









투어를 마치고 잠깐 시장에 들렸다.

여기 시장에서는 참 아름다운 아줌마들이 시장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카메라에 아주 민감하신 듯 하여 사진 딱 한장찍고 가방에 넣어버렸다-



점점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덜 찍게 되는 듯 하다.

뭔가 사진을 통해서 그들을 보면, 사이에 장막이 있는 느낌이랄까

.

피사체로서의 사람들, 물건들...  

리고 좋은 카메라의 좁은 뷰파인더에 집중하는 관광객 한 명.


그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음은 사실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시시각각 들이댐으로서 그 사실을 더 강화하는

느낌이 점점 이물감이 드는 것이다.







팔리메에서 로메로 돌아왔다.


이 날은 친구가 아는 로메에서 일한다는 이탈리아 친구 2명과

가볍게 술도 마시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던 (바라쿠다 레스토랑)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바(Bar)나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가나와 아주 섬세하게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계속 느꼈었지.

토고 사람들은 색과 분위기의 조화를 맞출 줄 안다는 느낌.

더 미적인 요소에 신경을 쓴다는 느낌.





-



짧게 써내려간 - 이미 오래전의 - 여행이지만,

쓰지 않은 행간 속에 많은 것이 여전히 존재함을 느낀다.

그렇다, 기억은 다시 되씹어볼 때

새롭게 재구성되고, 조금은 흐릿한 렌즈로 보는 듯이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래서 다시 반추하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