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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남프랑스 - Sud de France

빠리에서 처음 참석해본 프랑스 결혼식!

by 주말의늦잠 2015. 2. 22.


[프랑스 결혼식 참석]



프랑스 남부에 머무르다가 빠리에서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다.

몽뺄리에에서 빠리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이 안 걸리나, 차로 가서 한 5시간은 걸린듯.

중간에 한국이랑 같으면서도 다른 휴게소도 구경하고ㅎㅎ


Airbnb에서 예약해놓은 빠리 외곽의 숙소에 짐을 풀고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한국의 결혼식 문화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 중 하나로써,

프랑스는 어떤지 궁금한 마음이 컸다.



우선 처음에 향한 곳은 빠리시청.

시청 규모가 작은 것으로 보아 메인 시청사는 아니고 구역마다 있는작은 분과 시청사 같았다. (그러나 잘 모른다 -_-;)

프랑스 결혼식은 크게 3단계로 나뉘는 데 첫 단계에서는 시청에서 시장과 시청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혼인절차를 거치고 신랑신부가 동의하는 서약식이다.

이 단계는 굉장히 짧아서 30분도 안 되서 끝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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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결혼식이 뭐 이렇게 빨리 끝나? 하며 놀라고 있는데, 이제 성당에 간단다. 

원래는 시청 예식으로 끝낼 수도 있으나 자신의 종교에 따라

이렇게 성당이나 교회에서 예식을 치루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빠리 어디엔가의 성당 건물. 




이제야 익숙한 결혼식 장면이 나온다. 가족들과 하객들 앞에서 정식으로 올리는 결혼식.

먼저 신랑이 어머니랑 등장하고, 다음에 신부가 아버지랑 등장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사를 드린다.

성당이 크지 않아서, 모든 사람이 다 들어가서 있기는 벅차보였는데

그 시간을 틈타 몇몇은 주변 공원을 돌아다니거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차에 들어가서 자는 등.. 뭔가 익숙한 모습들이!ㅎ






오랜 미사 후에 신랑신부가 나오면 

사람들이 준비해둔 꽃가루와 하트종이를 빵빵 터트린다. 그리고 성당에 종도 뎅~뎅 울리고.

신랑신부의 첫 출발에서 번영과 행복을 기리는 절차.

원래는 쌀을 뿌린다는 데, 역시 쌀보다는 꽃가루나 장미꽃잎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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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혼식이 끝난 건가 했더니, 한국에서는 피로연에 해당하는 저녁식사 및 파티가 있다고 한다.

날 밝을 때 에피타이져와 샴페인으로 시작해서, 밤 늦게 새벽까지 춤추며 파티한다.

그래서 결국은... 빠리에서도 결혼식에 큰 돈 쓰는 건 나름이구나, 생각했다.


이 단계에서 한국과 다른 점은, 피로연에는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만이 올 수 있다.

초대장을 받아 acceptance를 표시해야 신랑신부가 머릿수에 맞추어 

음식과 저녁 코스를 주문하기 때문이란다.





피로연 장소는 또 차를 타고 1시간 몰고 간 어느 외곽의 케이터링 서비스 지역인데,

예쁜 정원에서 여러가지 에피타이저와 핑거 푸드를 내놓는다.

사람들은 백포도주나 샴페인 등을 마시며 친구, 친척, 지인 들과 

사진찍고 담소를 나눈다.


그런데 내 생각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일 듯. 








이런저런 핑거푸드와 에피타이저들.

개인적으로 메인 디너보다 에피타이져가 훨씬 맛있었다.

캐비어도 있었는데, 게눈 감추듯 사람들이 다 가져간다ㅎㅎ








연회장. 파티장이다. 

각 테이블에는 인원수 대로 이름이 적혀있어 아무데나 앉으면 안 된다.

여기서 디너 시작 전에, 신랑신부가 준비한 동영상을 감상하고

초대한 밴드의 연주를 듣는다.






테이블 세팅은 예쁨.

하지만 음식과 와인은 평균 이하였다는 소문이 (...)







이것저것 다 먹고 들어왔는데 에피타이저 또 준다.







그리고 메인 디너. 오리고기.

나는 배가 부르기도 하고 해서 좀 남겼다.








그리고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된다.

신랑신부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게임과 퀴즈가 진행되고, 가수는 노래를 부른다.

종국에는 여러가지 노래에 맞추어 사람들이 춤추고.. 친척 어른들이 새벽까지 춤추고 술 마시며 파티하는 느낌..

젊은층은 아무래도 노래 코드나 춤이 좀 올드하기 때문에 밖에 나가있거나, 자리에 앉아 파티를 지켜보는 모습들이 많았다.



우리는 밤 12시가 되서 이제 가려고 나왔는데,파티는 한창이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새벽 5시까지 한댄다. ㄷㄷ

프랑스 결혼식의 합리성과 실용성을 깨닫는 경험이 될 줄 알았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물론 신랑신부 가족이 베트남/라오스 이민자 집안이므로 아시아의 결혼 문화가 일정부분 섞인 것으로 사료된다.

개인적으로 참 색다르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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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 두 사람에 집중하는 요소들이 더 많았다.

신랑, 신부는 이 결혼식을 위해 거의 6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하므로 자신의 파티로 느껴질 것 같다.

결혼식에 참여하면 주말 이틀을 다 쏟아붓는 것이므로 (결혼식 당일 + 다음 날 숙취해소ㅋㅋ)

아무나 다 초대해서 식사 대접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엄격하게 초대장을 받아서, 참여의사를 밝힌 친척/친구들만 와서 이렇게 축하하고 즐기고 가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한국과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차이점은 축의금 문화가 아닐까 한다.

신랑, 신부는 미리 새로운 가족으로서 필요한 물품들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신랑, 신부가 작성해놓은 리스트를 상점에 맡겨 놓으면,

자기 형편에 맞는 선물을 골라 구입해서 선물하는 게 일반적이다.

부득이하게 그렇게 하지 못한 경우 봉투에 돈을 담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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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은 한 문화권의 가족애나, 가족관, 상부상조 개념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예식이다.

예식이나 단계, 실용성 등은 다를지 몰라도 결혼한 커플을 축하하는

결혼식의 기본 의미를 지켜야 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