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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155

기다림의 끝, 드디어! 혹은 드디어? 오래 기다렸다. 3월에나 파견 될거라 생각했는데, 아마 이번 달 2월에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큰 변화를 앞두고 나는 아무래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작년 2월에 프리스비 경기 중에 발목 인대 부상을 당했는데, 벌써 올해 2월이 왔다. 발목 인대는 다 나았는데, 내 마음 속에 자라난 타성은 잘 낫지 않는다. 한국은, 음, 서울은 편하고 좋은 곳이다. 누가 뭐래도 삶의 편리성과 효율성은 매우 높은 도시이다. 물질적 기본 요소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아의 겉부분이 자꾸 팽창한다. 안정된 일상과 최소한의 책임만 지면 되는 생활은, 내가 이 편리한 도시에서 타성을 키우기에 적합한 기후조건이었다. 타성. 습관. 버릇. 인. 생활의 관성. 나는 지난 1년 내가 마치 주변인의 모습으로 서울의 테두리를.. 2016. 2. 6.
독서 요즘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니, 단연코 의지의 부족 혹은 습관의 부재로 독서량이 많이 줄었다. 차라리 해외 체류 할 때 한국 책은 더 많이 봤다. 희소성이 높아져야 관심을 갖는 나란 인간이여. 그런데 나는 독서에 대해 강박증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을 하나 잡으면 우선 끝까지 읽고, 저자의 생각을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 재미없는 책은 오래도록 들고 찔끔찔끔 읽다가 죄책감을 느끼며 다시 책장에 꽂곤 한다. 하지만 소설은 아주 좋아해서 어떤 소설이든 재미있게 읽을 자신이 있다. 그 결과로 나의 독서습관은 심하게 소설에 편향된 왜곡 구조를 지니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주에 다짐했다. 매달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기로. 특히 요즘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생물학과 물리학, 심리학 책들, 그리고 영화/예.. 2015. 12. 6.
서른즈음에 - 김광석 김광석 - 서른즈음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 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2015. 11. 26.
오늘은 무사히 지나갔다 오늘은 무사히 지나갔다.내일도 무사히 지나갈 것이다.그렇게 무사히 이번 년도가 훌쩍 가버렸으면 좋겠다.탈도 많았고, 경사도 많았던 2015년아 가버려라........ - 내일은 도서관에 책 반납하는 김에 책을 좀 많이 빌려와야겠다.지금 생각 중인 책들. 김박사는 무엇인가? (추석에 읽을 단편집)白의 그림자 (추석에 읽을 단편집)염소의 축제 (항상 읽어보고 싶었던 요사를 드디어!)전을 범하다 (고전소설의 역습을 맞아보자) 물론 무겁고 진중한 책들도 리스트에 쌓여있으나이번 가을은 마음이 가볍다. 가벼운 만큼 무거운 책이 아래로 떨어져버리는 느낌. 마음에 쉽게 담기질 않는다. 이번 가을의 독서테마는훌륭한 단편집들과, 놓쳐서는 안 될 소설들과, 그런 것들에 대한 논의/썰/이야기/평론으로 대충 가닥을 잡았다.그러.. 2015. 9. 24.
나만의 시간 요즘 확실히 마음에 여유가 없다. 남보다는 나를, 내가 잘 사는 게 나한테도, 남한테도 최선이라는 생각이 점점 마음을 잠식한다. 내가 잘 살고 봐야 한다는 이기심이 남을 생각하고, 연락하고, 돌보거나 하는 일들을 내 삶에서 몰아내버렸다. 생각해보면, 모두가 그런 것 같다. 자기 한 몸 건사하는 것, 자기 가족이나 잘 건사하는 것 조차 힘든 세상이므로. 모두가 자신만 보며 살아간다. 지하철에서도 다들 무엇이 그리 할말이 많은지 스마트폰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다. 걸으면서도, 운동을 하면서도, 커피를 마시면서도, 손에서 놓지를 않는다. 중독이다. 나 역시 빠른 인터넷과 효율적이고 편리한 스마트폰의 기능에 중독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의식적으로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 일부러 주변을 조금 더 살피려고 노.. 2015. 9. 12.
잠, 소소함, 독서, 행복 오늘은 잠을 정말 늘어지게 잤다. 지난 주말에도, 지지난 주말에도 늦잠을 일부러라도 자면서 잠을 보충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신기록을 수립했다. 오후 2시. 솔직히 어제는 몇 시에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일부러 잠을 보충하려고 늦잠을 계획하는 날은 명확한 꿈을 꾼다. 오늘도 눈을 뜨고 꿈에 취해 몇 분간 헤롱거렸다. 나는 잠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잠이 없기도 하다. 편안한 분위기 (내 침대, 밤 시간, 따뜻한 차 한잔과 책 혹은 라디오)에서는 오랫동안 잠을 잘 수 있는데, 불편한 분위기에서는 잠을 못 잔다. 20대 후반으로 들면서 공간적 불편함에의 반응도가 민감해졌다. 그래서 저번에 에티오피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14시간이 넘는 비행 시간동안 뜬 눈으로 고된 비행을 하기도 했고, 버스, 지하철에.. 2015. 9. 5.
행복한(?) 고민 1. 배스킨라빈스 31의 유명한 캐치프레이즈,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사실 살면서 선택지가 많다고 해서 그게 좋은 것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사실 선택지가 많다는 말은 곧 나 스스로의 주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흔한 점심 메뉴를 고를 때에도, 내가 선호하는 음식이나, 절대적으로 싫어하는 것들, 혹은 그날 그날의 선호가 명확하다면, 점심 메뉴 고르기가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보통은 '뭐 아무거나 괜찮아요' 정도의 선호를 가지고 있으므로, 3-4명의 그룹만 모여도 그렇게 점심 메뉴 고르기가 힘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보통 '오늘은 면류', '오늘은 국 종류', '순대국은 노노', '건강한 샌드위치' 정도의 선호는 항상 12시 정도에 생각해 놓고 (-_-;;;) 내 의.. 2015. 8. 29.
궤도에 오른 일상 얼마 전 부터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아침에 심적으로 서둘지 않다 보니, 실제로는 약 5분 정도 늦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에서 내려 종종 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하다가 어느 순간 시원한 바람이 훅 불었다. 그리고 내 주변에는 모두 회사로, 자신의 일자리로 걸어가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어쩌면 나는 이번 상반기에, 이런 생활을 얼마나 꿈꾸었던가..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 먹고, 회사 가고, 점심 먹고, 일 하고, 다시 집에 돌아오고. 이렇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생활은 한지 꽤 오래 되었다. 그래서 그렇게 훅 부는 바람 한 줄기에 나의 더웠던 출근 길이 이상하게 감상적이었던가 보다. 하지만 또, 다른 생각도 해 봤다. 현재 생활의 궤도는 기한이 있는 것이다. 내년에는 또 다른 .. 2015. 8. 15.
손가락의 수난 몇 일 전 계란 후라이를 하다가 손을 데였다. 스테인리스로 된 주방집기가 있었는데, 그게 옆에서 끓는 냄비에 닿아 뜨겁게 예열되어 있는 것을 모르고 잡아버렸다. 일상적으로 하던 일에서 큰 충격을 받은 양, 얼얼한 손을 보고 있다가 마치 데인 부근이 팔팔 끓는 고통이 느껴졌다. 그래서 흐르는 물에 넣고, 고통이 심해서 얼음물에 한참 손을 넣고 있었다. 이래저래 응급처치를 하고 약국에서 산 패치를 붙이고 다니던 어느 날.. 또 데인 손가락 끝이 문에 찧였다. 손톱 옆에 피가 까맣게 응고되었는데 데인 자국은 샛노란 고름이 차있고, 그 위에는 꺼먼 피가 맺혀 있는 모습을 보자니, '이제 나는 손모델 하기는 글렀구나..' 생각했다. 2015.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