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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155

비 오는 날은 역시 윤상 비 오는 날은 역시 윤상 노래.비 오지 않는 날도 윤상은 좋긴 하다. 나에게 있어서, 그의 노래의 특징은 전주부터 무너져버리게 한다는 점이다.이별의 그늘, 가려진 시간 사이로, 바람에게, 무지개 너머, 결국.. 흔해 빠진 사랑얘기,그리고 가장 최근에 들은 나를 위로하려거든... 전주가 들어가는 순간 무너져버리고, 가사와 그의 음색에서 바로 기절이다.나는 그의 오랜 팬은 아니지만, 앞으로 오랜 팬이 될 것 같은 분명한 예감이 든다. 그는 진짜 아티스트라는 느낌이다. 얼마전 우연히 2010-2015 국내의 top차트에 진입했던 가요 목록을 우연히 발견해들어 보았는데, 아직 3-4년도 안 된 음악들이 왜이리 낡고 진부하게 들리던지.그런데 그의 음악은, 그의 음색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클라스'를 유지한.. 2015. 4. 5.
몽뺄리에의 작은 산, 픽상루 (Pic St-Loup) 등산! [몽뺄리에의 작은 산, 픽상루 (Pic St-Loup) 등산!] 몽뺄리에 주변에는 한국 수준으로는 굉장히 겸손한 높이 660m 정도의 산이 하나 있다.이름은 Pic Saint Loup, 픽상루인데 몽뺄리에에서 가장 유명한 산 인듯 하다.등산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trail을 걷거나 하이킹, 피크닉 장소로 더 인기가 있다. 불어로 Loup는 늑대라는 뜻으로 픽상루를 직역하면 성 늑대 산(-_-;)이다.픽상루의 이름을 딴 와인도 유명하다. 주변 와이너리는 온통 픽상루 와인 천지다.그런데 왜 늑대 봉이라는 이름을 얻었을까.. 물론 지역 전설 (or 전승 역사)에서 나온 것이다. 옛날에 (언젠지 모름) 세 명의 기사들이 있었다.귀랄, 클레어, 티에리 루. 세 명의 기사는 베르트라드라는 여성을 열렬히 사랑하고 있었.. 2015. 4. 5.
세뜨 (Sète) 꼭대기의 청명함 [세뜨 (Sète)의 꼭대기의 청명함] 해산물 시장에 가서 해산물거리를 좀 사서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차를 타고 다시 세뜨를 방문했다. 해산물 시장 갔다가 세뜨의 언덕 (굉장히 가파르다)을올라올라 세뜨의 꼭대기에 위치한 성당과, 주변 경관을 보게 되었다. 우연치 않게. 폴 발레리가 묻혔다는 '해변의 묘지'는 가지 못 했지만..폴 발레리도 안 읽어본 사람이 가봤자라는 생각이 들었다.뭐든지, 아름답고 찬란한 것은 보는 사람이 그의 안목으로 발견하는 것이다. 성당 앞 지중해를 바라보는 언덕 위의 묘지.누구의 것일까? 확인할 생각은 못 했는데..이런 청명한 바람이 부는 지중해의 언덕에 묻힐 수 있음은,그 또한 굉장히 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딜 봐도 파랑으로 물드는 지중해와 하늘, 그리고 꼼꼼하게 붙어선 하.. 2015. 4. 5.
길거리의 사람들 건널목에 파란불 신호가 들어와도 자기 먼저 가겠다고 차를 들이미는 옆모습이나, 뒤에 오는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고 무거운 유리문을 휙 놓아버리고 건물로 들어가는 뒷모습, 부딪혀도 인사나 미안한 눈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이들이며, 물건을 환불해내라는 당당한 반말의 쩌렁쩌렁함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거슬린다. 마음을 까끌까끌하게 만든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점점 더 인구의 밀도가 높은 장소에는 가기가 싫은 까닭이다. 주로 지하철, 주말의 상업 거리 (강남, 홍대, 이태원 등), 카페, 쇼핑몰.. 이런 곳들이다. 사실 이 장소들은 서울 거주민으로서 필수적으로 거쳐야만 하는 장소들이다. 그런데 이런 장소들에 항상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의 비매너 및 무의식적인 무례함과, 그것 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 2015. 4. 4.
까시스 (Cassis), 마르세유 주변의 작고 예쁜 마을 [까씨스에서 보낸 한나절] Calanque을 올랐다가 내려와서, 바로 옆에 있다는 작은 마을 Cassis에 들렸다.되게 작은 마을이었지만, 레스토랑이나 각종 잡화점 및 관광지의 느낌이 물씬 났다.역시 부자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인듯, 하얀 요트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호화 리조트들도 많이 보였다. 나는 큰 기대 안 하고, 바다에서 수영이나 조금 하려고 갔는데.생각보다 아기자기한 마을이 마음에 들었다. 작은 항구처럼 마을이 조성되어 있는데,고깃배도 있고 요트도 있다. 물론 물보는 거 좋아하는 관광객들을 위해노천카페도 늘어서 있었다. 저 산위의 성에 올라갈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사유지란다.... -_-; 가끔 친구들 데려와서 요트놀이 하는 사람들 보이던데,그 친구들이 부러웠다ㅋㅋㅋㅋㅋㅋ하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블루.. 2015. 3. 15.
Calanque de Sugiton : 마르세유 주변의 깔랑 [Calanque de Sugiton] 점심을 먹고 나서야 출발했기에 이미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었다.투어리즘 센터에 가서 갈 수 있는 깔랑을 물어보니, Sugiton이 그나마제일 마르세유에서 가깝고 주변의 까씨스라는 해변도 갈 수 있다고 했다.(그런데 마르세유 투어리즘 센터에서 일하는 인간들 왜이리 불친절해-_-) 늦기전에 서둘러 차를 돌려 한 30분 달렸을까? 드디어 도착! 처음엔 이렇게 돌산을 오르는 기분이다. 돌산을 오르다보면 드디어 파란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고,석회와 광무암의 하양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악지형이 보인다.지중해에 바로 닿고 있기에, 바람도 세게 분다.하지만 당시 (10월) 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운 가을 날씨였기에,오히려 그런 바람은 환영이었다. 다른 방향. 조금 더 일찍 왔으면 .. 2015. 3. 12.
깔랑 (Calanque)으로 가는 길목, 마르세이유 [깔랑 (Calanque)으로 가는 길목, 마르세이유] 마르세이유 부근에는 아름다운 깔랑이 여러개 분포되어 있다.바다에서 만을 형성한 지형을 일컫는데, 보통 광물석 (석회암이나 백운석 등)으로아름다운 산악지형을 이루어, 지중해의 코발트 블루를 돋보이게 한다.. 깔랑으로 가는 길에 당연히 마르세유를 들리게 된다.공용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주차요금 짱 비싸 -_ㅠ) 우선 살짝 주변을 돌아보면서점심 요깃거리를 찾기로 한다. 마르세유는 2013년에 유럽 문화의 도시로 지정된 모양이다.그래서 도시 전체에 예술전시나 문화 포스터가 많이 보이고,공용주차장을 넘어보면 이런 아름다운 대성당도 볼 수 있다.Facade 부분이 노트르담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기도...? 주변을 돌아보면, 역시 항구도시 다운 모습이 보인.. 2015. 3. 12.
저번에 응급실 갔을 때 이젠 꽤 오래된 얘기지만, 몇 주전 동생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응급실에 실려갔었다. 새벽에 거의 닿아있던 그 시각. 응급실에는 잠에서 막 깨서 달려온 듯한 초췌하고 걱정스러운 얼굴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다들 가만히 몸을 놔두지 못했다. 다리를 떨고, 앞뒤로 걸어다니고, 병원 의자를 손으로 툭툭 치고, 자신들을 응급실으로 오게 만든 그 병실의 문만 하릴없이 바라볼 뿐. 폭발적으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나와 피로 연결된 존재가 피로 뒤덮인 모습을 볼 때. 그 피와, 눈을 감은 옆모습과, 그리고 추워서인지 충격인지 몰라 덜덜 떠는 손가락을 보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 머릿 속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아 설마 그건 아니겠지, 그렇게 까지는 아닐꺼야, 하는 무언의 실랑이가 시작된다. 마치 응.. 2015. 3. 9.
오토바이 사고 요즘 동네 구립 도서관에 다닌다. 집에 있으면서 처지고, 부유하는 기운을 조금 차린다. 필립 로스를 조금 읽다가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을 나오니 칼바람이 불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 어제 따뜻해서 얇게 입고 나온 탓으로 - 첫번째 횡단보도를 기다려서 건넜다. 두번째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순간이었다. 뚝방길 위로 지하철이 지나는 세번째 횡단보도 주변에 경찰차와 엠뷸런스가 요란하게 등장했다. 무슨 일이었을까. 옷깃을 여미고 종종걸음으로 가던 내 눈에, 도로 한 복판에 쓰러진 청년 한 명과 앞부분이 부숴진 오토바이가 보인다. '사고가 났구나!' 나는 사람이 다치거나, 피가 나는 상황은 잘 보지 못하는 터라 일부러 외면하려 애쓰지만, 저절로 호기심이 나의 고개를 그 방향으로 돌린다. 보.. 2015.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