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적인 생각155

카프카 한참 머리를 싸매고 있자니, 카프카를 읽고 싶다.. 그가 그려내는 복잡한 부조리 속에서 차라리 길을 잃고싶은 지경이다. - 책을 잠깐 읽는데, 내가 몰랐던 카프카에 대한 엄청난 사실이... " 생전의 카프카는 그의 친구 브로트에게, 자신의 작품 중 '유효'한 것은 을 포함한 단 여섯 편뿐인데, 자기가 죽고나면 그 마저도 모두 불태워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물론 브로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명감 속에서, 미완성 원고와 사적인 편지까지 모두 출판했지요. 작가 밀란 쿤데라는 브로트를 격렬하게 비판한 적이 있는데, 저는 그 비판에 '동의'는 못하더라도 '공감'은 하는 편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면 자신의 습작이나 초고가 공개된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일지 잘 알고있습니다. [...]" (신형철) 브.. 2015. 5. 27.
순수한 집중 아주 오랫만에 순수하게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 순수하다는 말은, 집중하는 대상이 순수하다는 말이 아니라, 집중하는 대상에 100% 몸과 마음을 구겨넣고 있다는 의미다. 시간 가는 줄 모를 때도 있고, 시간이 너무 안 가는데도 다른 일을 할 여유가 나지 않아 넋 놓고 있을 때도 있다. 마치 대학생 때의 시험기간의 마음가짐을 방불케 한다. 저녁에는 산책을 나간다. 해가 길어져 저녁 무렵에 나가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해가 뉘엿뉘엿 지는 꽁무니를 본다. 저녁에 조금 더 집중을 하고, 침대에 누워 신형철님의 산문을 읽거나 오디오북을 들으며 잠이 든다. 2015년엔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지만, 안 좋은 일들이 좋은 일로 둔갑하기 전의 괴로움은 어쩔 수 .. 2015. 5. 24.
우리 안의 사대주의? or 민족주의? 그 동안 주변 사람들 혹은 대중매체 혹은 우연히 만난 이들의 말에서 참 모순되는 의식구조를 발견할 때가 많았다. 이런 생각을 가진지는 한 3달이 넘었는데, 오늘에서야 이렇게 살짝 글을 쓰게 되었다. 임계점인 모양이다. 그동안 대표적으로 이 모순되는 의식구조의 발현을 목격했던 3가지 일화와 나의 코멘트. 1. 한 40대 초반 (미혼) 남자분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굉장히 말도 빠르시고 말에도 두서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리면서 듣고 있었는데, 이 분이 계속 한국인에 대해 폄하를 하셨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래야되~ 이래야 되지 뭐 선진적으로 하면 안되~" 이런식. 뭐 자기 얼굴에 자기가 침 뱉겠다는 데 내가 말릴 이유는 없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내 심기를 건드린 부분은, 유럽의 국가.. 2015. 5. 21.
방문자 통계와 검색엔진 최근에 바쁜 일이 있어 블로그에 글을 제대로 못 올렸다. 책 리뷰도 못 한게 몇 권 있고... 그런데 뭐 이게 나 재밌으라고 하는 거지, 의무로 여기면 귀찮아지니까 편하게 생각하려 한다. 아무튼 어제오늘 블로그 통계를 보니 내가 글을 안 올리고 있을 때도 하루의 평균 방문자 수가 60명에서 90명은 되는 것 같다. 신기한 일이다. 티스토리에서는 방문자들이 어떤 키워드를 검색해서, 어떤 검색 엔진/경로로 들어왔는지 파악하는 관리자 기능이 있다. 가끔 이걸 재미있어서 보곤 한다. 키워드는 매달 바뀌는 듯 한데 항상 코트디부아르 여행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 서아프리카 계신 주재원이나 잠시 파견되서 일하시는 분들이 이웃나라 여행 계획할 때 자주 찾는가 보다, 생각했다. 그리고 검색 경로는 단연 네이버가 .. 2015. 5. 16.
우리 강아지에 대한 생각 나의 강아지, 뽀송이. 나의 늙은 강아지, 뽀송이를 이제 '그'라고 지칭한다. 그의 눈 속에는 항상 쳐다보는 그 사람이 온전히 담겨있다. 이 세상에 그 무엇도 필요없고, 그냥 나만 있으면 된다는 그 애절함, 안절부절함, 그리고 애정. 어쩌면 개의 애정을 논한다는 자체가 넌센스일지도. 하지만 개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그들은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의 생활을 이해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거의 9년간을 우리 집에서 지내는 동안, 그는 명실공히 우리 가족의 다섯번째 일원이다. 누가 현관문에 들어서든지 가장 먼저 달려가 반기는 게 그이고, 항상 사람이 밥 먹을 때 자기도 따라 밥 먹는 습관이 들었다. 내가 나갈 채비하는 건 어찌나 잘 눈치채는지, 그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지도 모른 채 화장을 끝내고 방을 나설때면 뒷.. 2015. 5. 9.
뉴스의 단면성 요즘 한창 국내뉴스를 들썩이게 만드는 THAAD 한국배치 논의와 AIIB, 그리고 오래 이어져온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및 우크라이나 내전 등등의 뉴스를 읽고 있자면, 과연 저편에서는 어떻게 보도될까, 궁금할 때가 많다. 크림반도 합병에 대하여, 러시아 언론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으며 (물론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된 상태로 보아 유추하기 어렵진 않다), 언제나 Pessimism과 wariness가 섞인 CNN이나 미국 언론들의 AIIB 관련 뉴스를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국제뉴스 자체가 상당 부분 외부매체에 의존하고 있고, 그 외부매체란 대부분이 서방, 콕 찝어 말하면 미국언론매체이다. 나 스스로도 CNN이나 TIME등 미국언론의 시각으로 세상을 읽어왔으므로, 요즘 스멀.. 2015. 4. 25.
질문도 폭력이 되는 팍팍함 "이제 졸업하고 뭐 할거야?"라는 물음표는 학사졸업생이든 석사졸업생이든간에 수십번은 들었을 질문이다. 물론 명절이다, 뭐다해서 질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한둘이겠냐마는. 어제 비근한 예를 경험했다. 출근하는 사무실의 A가이 B에게 물었다 (A가 B보다 어른이다). "그럼 00씨는 졸업하고 뭐 할거야?" 전혀 악의없는 질문이다. 정말 궁금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할 말이 없어 생각나는 바를 물어본 것일 수도 있다. B는 심드렁한 얼굴로 "모르겠어요."하고 단칼에 대답해버리는 것이다. 나중에 A가 나에게 지나가듯이 하는 말이, "B씨는 매사에 별로 열정이 없나봐. 원래 자기 앞길은 딱딱 계획하고 그러지 않나?"하며 또 자기확인의 물음표를 나에게 던지신다. 이 짧은 일화의 공기 속에서 나는 A의 어리둥절함과 B씨의.. 2015. 4. 23.
A sense of being rejected I often sense a boundless optimism when I get accepted. My horizon widens, my vision inflated, and my dream being about to be actualised. No matter what kind of acceptance I get. From my boss, my colleagues, my beloved partner, my parents, even my dog! Then it occurred to me.. I do feel depressed when I get rejected. From job application, from my colleagues, my ex-partner, and.. even my dog! I f.. 2015. 4. 21.
유죄추정의 원칙 다들 봄기운에 신이 난 표정이었다. 봄 나들이를 가는 커플들의 깍지낀 두 손에도, 살랑거리는 치맛결에도, 사람들의 표정과 길거리에도 긴 겨울 끝에 드디어 찾아온 봄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찬 듯 했다. 그런데 4월은 기대를 하게 하다가도, 새삼 잔인한 달이라는 확증을 굳힌다. 4월 16일에도 비가 왔고, 오늘 19일도 비가 왔다. 안 그래도 요즘 인간 사회라는 것에 염증을 느끼던 차였다. 뉴스를 봐도, 읽을 거리를 눈 앞에 두고서도, 피하고만 싶다. 나의 뇌가 뉴스를 보고, 듣고, 읽고, 받아들이는 행위를 거부하던 차였다. 이 염증이 이 사회에 대한 것인지, 인간들의 행태에 대한 것인지, 혹은... 나의 무능력에 대한 것인지 궁금하던 차였다. 그러던 차에 신형철 평론가님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을 읽게 되었.. 201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