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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남프랑스 - Sud de France

몽뺄리에 걸어서 한 바퀴, 걷고 먹고 즐기고 ;)

by 주말의늦잠 2014. 11. 22.


<몽뺄리에 걸어서 한 바퀴>

- 남프랑스 여행, 2014, 8/27~9/16



몽뺄리에 주변에 있다보니,

그 시내 자체를 막 빡세게 돌아다니지는 않게 되었는데..

뭐 슬슬 쇼핑이나 하고, 먹는 거나 먹고ㅎㅎㅎ


하루 이틀 정도는 그래도 시내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프랑스 전역에는 로마유적이 많다.

아무래도 이탈리아와 지리상 가깝다보니 남프랑스는

북프랑스나, 중앙프랑스 등과는 아주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듯 하다.

특히 로마제국이 점령했던 곳에는 이렇게 항상 이런 개선문이 있는데

참 로마제국도 깃발꽂기 좋아했나보다^^;


유명한 남프랑스 화장품 중에 L'occitane, 록시땅이라는 브랜드가 있는데..

사실 이 남프랑스와 스페인 쪽에 옥시땅이라는 중세국가가 있었고,

이 옥시땅의 언어는 사실 스페인의 까딸란어와 유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옥시땅의 언어를 Langue d'Oc (랑그독)이라 하고

이 몽뺄리에 등등이 위치해있는 지역 이름이 랑그독이 됬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에 프랑스 제국에 옥시땅이 편입된거라 여기 지역색이 좀 강한 듯 하다ㅋㅋㅋ






도시를 걸어다니다가 만난 광장에 놓인 석상인데,

웃긴게 석상 여기저기에 맥주병이 꽂혀있거나 놓여있었다.

ㅋㅋㅋㅋㅋ레벨리온들 같으니.







몽뺄리에는 기술 관련 대학이 많은 대학도시라고도 불린다.

도시 중심에도 대학 뿐 아니라 예술학교라든지, 무용학교 등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학교 건물도 멋있다- 지붕부분이 특이하다.






그리고 몽뺄리에 도심과 근교를 연결하는 트램.







로마 수도교가 보이는 파노라마 포인트. 







파노라마 포인트로 가다가

대학 신입생들이 게임하는 걸 봤는데, 여기서도 뭐 군기라는게 있는지..

들어보니 2학년생들이 짓궂은 게임을 준비해서 1학년들에게 시키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원래 되게 드러운 (?) 것도 많이 시켜서 뉴스에도 나왔다고-_-;


간호대학생들인 모양이라,

저들은 그냥 양동이게 물받아서 둘이 2인삼각해서

팀별로 달리기 시합을 하는 모양이었다. 건전하구만. 물론 남자가 별로 없었다ㅋㅋ

우리 대학문화와 겹쳐지는 교집합이 보이는 듯 해서 신기했다-

막 신입생들의 파릇파릇함도 보이고 말이다....







좋은 와인을 꽤 싼 도매가에 판매하는 Vinotheque

남프랑스의 와인은 원래 보르도나 다른 지방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는

전통적인 역사가 있으나, 요즘은 품종개량 및 와인 제조기술이 향상하여

아주 괜찮은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 많아졌다.







메인도로에는 부띠끄나 여러가지 상점이 있고

그 옆 새길에는 유럽이나 프랑스의 특징인 좁은 골목길들이 참 많다.

이 골목은 몇백년전에 저런 말마차가 다니던 길이라고 한다.


이런 예쁘고 아기자기한 골목길 탐방이 사실은 유럽도시를 돌아다니는

큰 재미인 것 같다. 관광지는... 봐도 그냥 아 성당이구나, 아 멋있다 하고 마는데

이런 골목길에서는 진짜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구경하고,

그 도시의 특징을 더 알 수 있어서 그런걸까?







몽뺄리에가 프랑스에서 '은퇴하면 가고 싶은 도시 1위'로 뽑혔다고 하는데

그만큼 평화롭고 살기좋은 도시이기는 하나, 대학도시이기 때문에

젊은 학생인구로 인해 도시 전체에 young한 느낌도 가득하다.


길거리 아티스트들이 이런저런 벽이나 도시 구조물에 몰래 쓱싹쓱싹 해놓고

다니는 낙서들도 도시와 참 잘 융화된다.







그리고 몽뺄리에는 저렇게 자전거 뒤꽁무니를

건물에 튀어나오게 하는게 트렌드인지.. 저런 걸 많이 봤다.


막 돌아다니다가 저거 보면 되게 엄한 느낌 =_=






오호호 들어가면 염소냄새가 진동하는

프랑스의 작은 치즈가게. Fromagerie. 

아직 여기는 프랜차이즈나 거대 미국 회사가 많이 안 들어와서

(물론 이제 맥도날드도 생기고 스타벅스도 하나 생겼다고 한다)

저런 소규모 특화 상점이 많아서 좋다.


빵파는 곳은 정말 맛있는 빵망 팔고, (Boulangerie)

치즈 파는 곳은 엄청난 종류의 치즈와 주변 상품만 팔고 (Fromagerie/Cremerie)..

심지어 야채랑 과일만 예쁘게 진열해서 파는 곳도 있었다 (Legumerie)

그래도 큰 쇼핑몰이나 FNAC 같은 곳도 많아서

점점 거대화/집중화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중해를 접한 지역이라 연중내내 따뜻한 편이고,

여기 사람들은 마치 프랑스 사람들이 해가 없는 영국을 비웃듯이,

해가 없는 빠리와 북프랑스를 비웃는 문화가 있는 듯 하다ㅎ


이렇게 태양과 선탠을 좋아하는 유럽사람들일텐데

일조량은 그들의 삶에 너무나 중요한 것 같다ㅋㅋㅋㅋㅋ





돌아다니다가 점심먹으러 갔다.

처음으로 몽뺄리에에서 프랑스식 요리를 먹어보기로 했다.


프랑스에는 여러가지 레벨의 식당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러가지 코스 식 정식 프랑스 식당은

레스토랑이나 가스트로노미 (Gastronomie)이고,

그냥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더 적당한 가격의 식당은 Brasserie나

약간 펍 느낌인 Bistro에서 먹으면 된다.


요즘은 이게 발전해서 비스트로노미 (Bistronomie) 식당도 있다고 하니..

뭐 프랑스사람들 음식사랑은 더 설명해서 무엇하겠는가?





우리가 간 곳은 Brasserie 분위기의 노천 식당.

작은 길가에 테이블 5개를 바깥에 놓은 식당이었는데

런치메뉴에 와인도 포함해서 괜찮은 가격이었다.

조개관자 페스토 파스타.






조개관자와 토마토/ 아보카도 샐러드.






이게 뭐 몽뺄리에와 해변연안의 특별요리라고 하는데

이름이 기억 안난다. 오징어랑 뭐 특제 소스.

이건 내 입맛에 안 맞음. 너무 짯다.ㅋㅋㅋㅋ






요게 좀 특이했는데, 어묵살처럼 생선 등등을 갈아서 저렇게

푸딩처럼 만들어 놓고 와사비랑 크림 섞어서 약간 아시안 느낌을 가미했다.

알고보니 여기 chef가 일본스러운 요소를 음식에 넣는걸 좋아하는 듯 했다.

저 와사비 크림은 정말 특이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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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에 휴가를 간다면, 혹은 여행을 간다면,

관광지를 찍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걷고, 먹고, 즐기고, 이야기하고, 눈 감고 쉬어가는

그런 휴식이 가득한 여정을 추천한다.


프랑스에서 음식과 여유와 여흥을 뺀다는 건.

그 겉껍질만 보고 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