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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남프랑스 - Sud de France

프랑스 남부의 작은 베니스, 세뜨 (Sète)

by 주말의늦잠 2014. 12. 6.


<남프랑스의 작은 베니스, 쎄뜨>

- 남프랑스 여행



몽뺄리에에서 차로 한 1시간 덜 걸려서 달리면 세뜨 (Sète)라는 도시가 나온다.

지중해 연안의 항구도시이기도 하고, 도시가 여기저기 운하로 연결되어

남프랑스의 쁘띠 베니스라고도 불린다는 도시.

몽뺄리에에 사는 사람들은 여기 해산물 시장에 장을 보러 온다.


특히 이 주변의 Bouzigues 굴은 프랑스 내에서도 정평이 난 굴이라

사람들이 굴 쳐묵쳐묵하러도 많이 오는 곳이다.

나도 사실... 굴 쳐묵쳐묵 하러 갔다.





역시 들은대로, 운하로 연결된 도시 느낌.

아주 파란 하늘과 물에 비친 반영, 그 양옆으로 쭉 늘어선 승용보트의 대열이

아, 여기가 세뜨이구나! 하며 풍경으로 들어서게 한다.






그리고 오늘의 주 목적인 굴 과 해산물 시식을 위해

현대식으로 개조된 중앙 시장 같은 곳을 들어간다.

영어로는 센트럴 홀, 불어로는 알 센트랄이 되겠다.


돌아다녀본 바로는 프랑스 남부의 각 도시마다 이런 홀이 현대식으로 개조되어

각 상인이 거기에 부가가치를 부가해서 팔 수 있다.

뭐 자기가 와인을 공수해서 같이 판다던가,

여러가지 치즈나 해산물, 햄을 섞어서 세트로 판다던가,

그 지역 특수 먹거리를 판다던가 해서 말이다.






홀 내부의 모습. 

여기는 나중에 한 번 더와서 생선 및 해산물 장을 봤는데,

도심 가격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해산물이 넘 싱싱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돋보였던 것은 왜 이렇게 생선자르고 손질하는 사람들이

다 예쁘고 잘 생긴거야! 보통 생선은 할머니가 손질해주는 문화에서 자란 나로선

진짜 문화충격이었다.


저 여자분도 풀메이컵에 금발에 옷도 예쁜거 입고 파란 앞치마 입고

생선 토막내고 안에 발라내는데 진짜 매력적이었닼ㅋㅋㅋㅋ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찍은거임.)

실제로 여기 사람들은 억대 부자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알바도 예쁜 20대 여자애 쓰는건가.. 뭔가 되게 느낌이 예쁜 생선시장이었다ㅎ







생선 뿐 아니라 각종 조개류와 게도 파는데,

이걸 생으로 팔기도 하고, 홀내에서 먹을 수 있게 익혀놓고 팔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굴이랑 각종 익힌 해산물을 사서 먹었다.

여기서 마련해둔 식탁에 앉아있으면 어디선가 아저씨가 와서 와인 마시겠냐고 한다.

그럼 작은 한 잔에 3유로씩 내고 괜찮은 화이트 와인을 마시며

생굴을 냠냠, 해산물 냠냠.


아까 말했듯이 여기 Bouziques 의 굴은 아주 유명하다.

아마 Bouziques에서 굴을 떼와서 쎄뜨에서 파는 모양이었다.

밑에 Degustation은 각종 해산물을 소량 '맛 볼수 있는' 시스템이다.






나는 해산물 광이기 때문에 이런 비쥬얼에는 죽을 못 쓴다.ㅎㅎ

여기 남프랑스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소스에 굴을 (초고추장) 찍어먹는게 아니라,

위에 레몬을 뿌리고 후추를 좀 쳐서 먹는다.

그리고 바게트랑 버터는 어딜가나 디폴트고,

해산물이니 당연히 랑그독 백와인 한 잔~


허허. 이게 바로 휴가의 묘미. 해산물과 낮술. 최고!







이 피자스러운 것은 티엘 이라는 것인데, 원래는 마르세유의 특산품이나

안에 들어가는 게 좀 달라서 여기에서는 세뜨식 티엘 (티엘 세뚜아)라고해서 많이 판다.

먹어봤는데 각종 해산물에 토마토 소스로 양념해서 저렇게 양겹으로

싼 도우에 해서 구워낸 것이다. 되게 맛있당. 히히.







자자, 먹고 이제 도시 돌아보기.

원래 여기는 폴 발레리의 고향이라고 해서 묘지도 유명하고 파노라마 포인트의

성당도 유명한데, 어차피 또 올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관광객 놀이 하기로 했다.

그건 바로ㅎㅎㅎ 보트투어.

 

운하가 절반의 도시를 잇는 곳에서 보트투어는 해야하지 않겠는가 :)

그러나 그전에 우선 점심을 먹자.

아까 그건 에피타이저였다.

에피타이저-식전술-메인-메인술-디저트-디저트술 로 이어지는

이 프랑스의 율법을ㅋㅋㅋㅋ나는 잘 지키기로 하였다.





아까 시장 상인한테 물어봐서 히피 마켓이라는 레스토랑 갔는데

약간 아시안 퓨전 느낌이 가미된 프랑스식이었다.

우리가 아마 동양인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여길 추천해줬나 본데,

먹어본 소감은 뭐 딱히... 비쥬얼을 맛이 못 따라감.




으깬 감자와 해산물 샐러드





버섯이랑 해산물 크림소스해서 저 크로와상 스러운 빵 안에 넣은 거.





베트남 식 스프링 롤에서 차용한 듯한 비쥬얼.






해산물 카레 비스무리 한거.







그리고 점심 먹고 찾아간 곳은 보트 투어 하는 곳.

드디어 보트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1인당 비용은 한 10~13유로 했던 듯. 이거보다 더 비쌋나?


근데 할만하다. 여기서도 투어 아저씨 (마치 뽀빠이 비쥬얼)가

불어, 영어로 가이드 해준다. 근데 불어가 더 유창하시고,

영어는 그냥 얼버무리시는..... 물론 작은 소책자도 주는데

풍광 감상하느라 뭘 글을 읽고 앉았나 싶어서, 별로 도움 안 된다 ㅎ






마르세이유 다음 가는 항구도시 답게 각종 선착장과

공업도시의 느낌도 많이 난다.






오호.. 약간 베니스 스럽다.

그러나 여기는 쎄뜨! 푸른 바닷물을 만난 운하 주위에는

최고급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사실 에피타이저,식전술, 메인, 와인 마시고 이렇게 배 타면

오는건 잠이다ㅋㅋㅋㅋ아..... 잠온다.








뭐 운하답게 다리도 많다. 

아주 옛날에 만들어놓은 다리를 그대로 쓰고 있어서,

현재 운하를 건너는 배의 높이에 아주 아슬아슬하게 닿는 다리도 있다.

그런 다리 아래에서는 몸을 아주 굽혀서 지나야 한다.

아니면 다리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 뭐 둘중에 하나인 느낌.


그래서 잠 다깸 0_0!









역시 항구에는 갈매기지.

보트 주변에 유유히 갈매기도 날아다닌다.









그리고 세뜨에서는 때가 되면 배 경주 시함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운하 주변으로 시합용 배나 관람석이 놓인 것도 보인다.

베니스같긴 한데 다른 점은 그 뱃사공이 없다ㅎ




가까우니 다시 올 것을 기약하고, 이렇게 먹방 + 관광은 끝.

사실 이 다음 번에 온 세뜨가 더 재미있었다.

왜냐하면 진짜로 해산물도 사고, 묘지도 보고, 세뜨의 전망을 볼 수 있는 성당도 가보고

더 활동적이었다고나 할까.. 암튼 세뜨, 남프랑스의 숨은 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