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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오후/news & thoughts

유로존 위기와 영국 : Farewell?

by 주말의늦잠 2013. 2. 4.


Exit from the Euro zone?


  내가 영국에서 공부할 당시에는 유럽 여행을 많이 다녔다. 

  특히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는 유럽 전역으로 저가 항공사들의 비행기가 날아다니기 때문에 참 여행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그렇게 term이 끝나면 짧게 여행을 다녀오는 나에게 하루는 flatmate가 묻는 것이었다. 너는 참 유럽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네? (You're flying to Europe a lot?) 음... 뭐랄까. 영국은 유럽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 이후로도 영국 친구들이 '유럽 대륙'과 영국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를 많이 찾게 되었다.


  이러한 작은 에피소드에서 풍겨나오는 영국인들의 독자성(?)은 유로를 쓰지 않는 것에서도 느낄 수 있다. 2, 3년전만 해도 유로가 파운드 (약 한화 2000원) 를 따라가니 마니 했었는데 얼마전 독일을 다녀오며 보니 유로가 1400원 대인 것이다. 헐, 유로존 위기 때문인가.. 유로가 이렇게 싸다니! 


  이러던 차에 TIME 지 181호에 실린 흥미로운 기사(by Peter Gumbel)를 읽게 되었다. 유로존 위기가 유럽 대륙경제 뿐 아니라 영국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전조가 보이자, 영국 내부에서 유로존 탈퇴에 대한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이에 관한 흥미로운 사설이라, 요약해놓아야겠다.




  유로 단일 공동체를 설립한 Founding father는 6개국이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그리고 룩셈부르크. 그리고 1963년과 1967년 2번, 영국은 이 EU에 가입신청서를 낸다. 하지만 당시 샤를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의 가입에 반대했다고 한다. 

  왜였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대표적으로 '영국이 유럽 통합 (European integration)에 적대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드골 대통령은 옳았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은 EU 가입이후, 유럽의 통합기조에는 눈에 띄게 물러서 있었고 더 열린 EU (more open EU)를 선호하였다. ( 그 결과로 현재 EU에는 27개국이'나' 가입되어있다!) 


  영국이 경제공동체에서 나오는 이득을 고려하면서도, 유럽 통합 자체에는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은 역사를 조금만 거슬러도 명백한 것 같다.. 

  먼저, EU의 단일통화 - 즉, 유로 - 프로젝트에는 영국이 없다. 이미 언급했지만 영국은 EU 가입국 죽 유일하게 자기 통화를 쓰고 있는 나라이다. 물론 파운드 지폐마다 영국 여왕의 얼굴이 찍혀있는 걸 보면,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두번째로, EU 가입국 국민들에게여권검사 없이 국경 출입을 허락하는 Schengen Agreement에도 영국은 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국이 EU에서 빨리 빼버리고 싶은 독불장군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영국은 EU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EU를 대변하는 대부분의 정책의 뼈대를 만드는 데 영국의 역할이 컸고, 또한 유로존 내에서 '원칙을 고수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2007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새 EU조약문 에서 '자유롭고 왜곡없는 경쟁'이라는 구절을 빼버리려는 움직임을 저지한 것은 토니 블레어 총리와 고든 브라운 수상이었다.


  어쨋든, 영국 국내 여론은 유로존 위기와 관련하여 유로존 탈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모양이다. 카메론 총리가 공식석상에서 영국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대해서, 많은 유럽 대륙(continental)의 사람들은 그냥 나갔으면 할지도 모른다. 영국은 아마도 더 나은 조건 하에서 유로존에 남아있겠다고 협상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모를 일이다. 


유럽 대륙의 분위기는 영국이 눈엣가시이긴 하지만, 데리고 있는게 내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Even if the British have been a pain, its better to have them in than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