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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각/Tanzania & Zanzibar 2014

Mont Meru와 함께한 Gastronomic New Year 2014!

by 주말의늦잠 2014. 6. 7.

Gastronomic New Year, Hello 2014!


바야흐로 2013년의 마지막 날.

이 여행기에서는 이제야 2014년이 넘어갈랑 말랑 하겠으나,

이 글을 쓰는 지금은 훌쩍 2014년도 반이 가 버린 시기이다.

참 덧없게 혹은 더럽게도 빨리 (ㅋㅋ) 시간은 흘러가버린다.





어쨋든 각설하고,

이 날은 2013년 12월 31일 마지막 날이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을 구경했다.

그렇게 유명한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눈 앞에 바로 펼쳐지다니, 

참 비현실적인 광경이었음을 소회한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아루샤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었다.

모시에서 아루샤는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그리 길지 않은 여정이었다.





아루샤에 도착하면 상시 구름모자를 쓴 산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킬리만자로에 버금갈 만큼 높으나 그 그림자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은

메루산이다. 메루 마운틴, 불어로는 몽 메루.

가이드북에 따르면 킬리만자로보다 오히려 오르기는 어렵다고 한다.


참 신기한게, 새벽에 일어나서 이 산을 보면 아주 가끔 그 만년설을 볼 수 있다고 하나

거의 상시 구름이 산 꼭대기를 둘러싸고 있다.

정말 기묘한 광경이다.



아루샤는 세렝게티와 타랑지르, 응고로고로 등 최고의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국립공원으로의 출입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호텔들이 많다.

우리는 배낭여행객이었고, 이미 사파리 덕분에 (ㅠ) 또 어마어마한 지출을 해야했기 때문에

아루샤에서는 Sakina Campsite라는 곳에 묵게 되었다.

침대와 화장실, 탁자정도가 있는 아주 기본적인 숙소이지만, (그만큼 가격도 싸다)

그 숙소의 주인 Robert는 호의와 정으로 넘치는 멋진 젊은 사장이었다.


탄자니아에서는 좋은 숙소보다는 그 숙소에 머무르거나, 번호를 받아서 함께 다녔던

택시 기사 등등 좋은 사람들이 참 많이 기억에 남는다.






2013년의 마지막 날, 그리고 새해를 맞이 하기 위해

우리는 Onsea House라는 메루산이 바로 옆에 내다보이는 좋은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 겸 호텔에서 연말 저녁을 예약했다.

거의 2주 전에 예약해서 가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모양이었다.


Mountain top의 호젓함과 세련된 건물, 절제된 장식 그리고 잘 훈련된 스테프들.

참 인상적인 곳이었다. 아루샤에서 최고의 일몰을 볼 수 있다는 곳이었는데,

완벽한 일몰은 아니었으나, 일몰의 색감과 분위기가 정말 인상깊었다.







디너를 위해 미리 준비되어 있는 식기와 잔들.







어둠이 내리면, 더 로맨틱 해질 줄 알았으나.......

정말 덜덜 추웠다. 레스토랑 여기저기에 따뜻한 군불을 피워주기는 했으나,

이렇게 추워질 줄 예상을 못 하여 결국 스테프에게 부탁해서 담요를 빌렸다. :)

그래도... 여기 칵테일이 진짜 맛있다! 오후 5-7시는 해피아워라 맛있는 칵테일을

더 싼 가격에 제공해 준다.



약 8시 부터 디너가 시작되었다.

미리 예약해서 도착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바게트에 치즈니, 버터니 발라먹는 동안

이런저런 전채가 나왔다. 푸아그라라던지, 가볍게 만든 채소롤이라든지.

딱 전채라고 부를 만한 음식들.





이 날은 전체 6코스 정도 요리가 나왔다.

민트향이 나는 초록색 소스에 해산물을 가미한 전채요리.





랍스터 라비올리.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는 딱 정중동을 지킨 맛이랄까?

백포도주 한잔, 적포도주 한잔 그리고 샴페인 한잔이 나오는데,

요리에 맞게 술도 취사선택해서 마시면서 참 혀가 즐겁고, 또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터키가 위에 올려서 나온 단호박 스프.

이 주방장은 수시로 나와서 음식이 괜찮은지, 어떤지 확인하고 갔는데

정말 올 때마다 훌륭하다고 말해줄 수 있었다-






양갈비와 리조또.

신기한 조합이었다. 개인적으로 양고기는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니고,

리조또도 쌀이 조금 덜 익은 느낌이라 나중에 코멘트를 주었더니 chef가 쿨하게 씽긋 웃었다.


누가 뭐래도 이런 레스토랑이 바로 Gastronomic!이라고 불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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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 12시 부터는 새해를 축하하는 불꽃 놀이가 예정되어 있었다.

우리같은 경우는, 숙소인 Sakina camp가 꽤 멀리에 위치해 있었고

또 이 다음날부터 새해맞이 4박 5일 사파리를 떠나야 했기 때문에 

아쉬움을 안고, 하지만 알맞게 부른 배와 행복한 기억도 안고 그렇게 돌아왔다.


그리고 역시 숙소 주변에는 시끌벅적하게 새해를 축하하는 파티가 한창이었다.

그렇게 2013년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