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렬한 오후/news & thoughts

The World According to Putin: 러시아의 '제국'적 개편

by 주말의늦잠 2013. 9. 17.


TIME Vol. 182, No. 12

'The World According to Putin'



마치 이혼한 부부처럼 뚱한 두 대통령,성페테스부르그  G20 미팅에서의  아주 유명한사진.





2013년 5월,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 대통령으로서 세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세번째 임기로 들어서면서 그가 천명한 목적은 매우 분명했다: 21세기 러시아의 굴기.

이는 국내정치 뿐 아니라 국제정세에서 번번히 서구 세력과 대치하는 일련의 사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가장 최근으로는 시리아 대량살상 화학무기 사태에 있어 미국/유럽과 팽팽히 대치하고 있고,

조금만 더 거슬러 가면 에드워드 스노든의 난민지위 인정 건이 있고,

또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의 추가제재(sanctions) 건 등

몇몇의 레솔루션에 대해 중국과 '짠듯이' Veto를 놓기도 했다.


-


이러한 푸틴의 Confrontationalism은 엄청난 국방비와 군사력 증강과 맥을 함께하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국방비 지출 (GDP 대비 4.4%)를 뽐내고 있다.

특히 푸틴의 재집권 후, 그는 러시아의 국사력의 '완전히 재정비 (completely rearm)'할 것을 천명했다.

그리고 이 재정비에는 약 800억 달러의 국방비 지출이 예상된다.

이 엄청난 지출을 어디서 감당하는 것일까?

바로 러시아에게는 너무나도 유리하게 돌아가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동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푸틴 집권 이후로 유가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가스가격 역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 최대 crude oil과 natural gas 생산국임을 생각하면

이 에너지 시장의 판도에서 러시아가 엄청난 수확을 거두고 있음은 자명하다.







푸틴의 이 새로운 anti-US, 혹은 Confrontationalism은 

러시아의 정교회적(Orthodox christian)/슬라브적(Slavic) 세계판도의 재 정비라는

아주 거대한 비젼의 한 축이다.

러시아 공영방송에서는 미국의 '엉클 샘'이 아주 자주 악당으로 묘사되고,

최근의 러시아 대중의 성향 또한 미국이 여전히 러시아의 지정학적 적(geopolitical foe)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일련의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는 뿌리깊은 역사의 맥락에서 생각할 수도 있다.

나토연합군이 유고슬라비아를 폭격하고, 2000년 밀로셰비치가 추축당하면서

몇세기를 이어온 슬라브 합중국과 정교회적 믿음은 산산조각 났다.

그 후, 세르비아, 조지아, 우크라이나, 키르기스탄에서 친서방 정부가 들어섰다. 

(장미혁명, 오렌지혁명, 튤립혁명 ......등등)


이에, 푸틴은 교회-슬라브적 세계가 '서방에 의해' 산산조각 난 것에 분노해왔음이 분명하다.



-



푸틴의 중국 방문.




또 한가지 특기할 것은, 이러한 러시아의 굴기의 방향이

뚜렷하게 '동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쪽에서도 '중국'을 향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집권 이후 첫 해외순방지를 러시아로 정했고,

두 나라는 태평양에서 엄청난 규모의 전시 military drills을 벌인바 있다.

최근의 국제외교의 장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은 손을 잡고 일목요연하게 같은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으로의 축이동은 정치/전략적일 뿐 아니라 경제적인 면도 포함한다.

실제로 러시아의 대 미국 교역은 전체교역량의 3.4%밖에 되지 않는 반면,

대 중국 교역은 그 두배를 넘는 수준이다.




-



그러나 러시아의 이런 외향적 굴기의 의지가 내부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인권문제, 엄청난 수준의 정치경제적 부패, 허접한 사회보장 서비스 등등...



타임지의 이번 기사는 여기저기에서 푸틴이 결국은 국제사회의 Spotlight에서

혼자 서있기를 즐긴다고 빈정거리면서 마치고 있는데,

이또한 TIME이 미국잡지임을 생각했을 때 이 논조에 너무 치우치면 안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