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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준비: 예방접종 오늘은 예방접종을 받으려고 국립중앙의료원에 전화했다. 저번에 가나 갈때는 방문해서 의사선생님께 상담받고 4-5개 정도 접종 받았던 것 같은데.. 예방접종 도우미 웹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https://nip.cdc.go.kr/irgd/index.html) 2013년에 맞았던 것이 등록되어있지 않다. 다시 전화해서 주사과에 연락했더니 친절하게 다 전산입력 해주셨다. 2013년 이후에 전산 시스템이 바뀌어서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시면서, 나중에 전화까지 여러번 주셔서 감사했다. - 미국 CDC 홈페이지에 가보니 탄자니아 입국에 권장되는 접종 목록이 정리되어 있다. MMR (홍역), DPT(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수두, 폴리오, 독감이 기본 접종 항목이고 한국인이면 아기때 부모님이 열심히 병원 다니면.. 2016. 2. 12.
기다림의 끝, 드디어! 혹은 드디어? 오래 기다렸다. 3월에나 파견 될거라 생각했는데, 아마 이번 달 2월에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큰 변화를 앞두고 나는 아무래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작년 2월에 프리스비 경기 중에 발목 인대 부상을 당했는데, 벌써 올해 2월이 왔다. 발목 인대는 다 나았는데, 내 마음 속에 자라난 타성은 잘 낫지 않는다. 한국은, 음, 서울은 편하고 좋은 곳이다. 누가 뭐래도 삶의 편리성과 효율성은 매우 높은 도시이다. 물질적 기본 요소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아의 겉부분이 자꾸 팽창한다. 안정된 일상과 최소한의 책임만 지면 되는 생활은, 내가 이 편리한 도시에서 타성을 키우기에 적합한 기후조건이었다. 타성. 습관. 버릇. 인. 생활의 관성. 나는 지난 1년 내가 마치 주변인의 모습으로 서울의 테두리를.. 2016. 2. 6.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이 소설은 고양이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동물이나 식물, 사물이 화자로 등장하는 소설은 현대에 와서는 그리 어색하진 않다. 서술의 관점을 바꿔본다는 것은 이야기를 180도 뒤집는 방식이기도 하고, 독자들에게 참신한 충격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이 나왔을 시기 즉, 근대의 언저리인 1905년에 고양이가 화자로 전면에 등장하는 소설은 큰 대전환을 이루는 일본 문학사의 '사건'이었음은 틀림없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2016년 한국땅을 딛고 살아가는 나에게도 큰 즐거움을 주었다. 먼저 이 이름도 없는 길거리 나부랭이 고양이가 한 선생의 집에 얹혀 살게 되면서 선생과 그의 친구들과 가족, 등장인물들,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을 관찰하고 그에 대해 나름으로 논하기 시작한다. 고양이가 말한다는 것 자.. 2016. 2. 4.
[미드] 왕좌의 게임 *시즌5 스포일러 포함. 아직 안 보신 분은 읽지 마셔요. - HBO에서 2011년부터 방영 시작한 드라마인데, 사실 나는 2015년에야 이 애증(-_-)의 드라마 시청을 시작했다. 우선 내가 중세 환타지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잔인한 걸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비위가 매우 약한 인간이므로. 왕좌의 게임에 대한 무수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그냥, 시작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천운의 도움으로 내 인생에 뜨는 시간이 좀 생겨 하드 드라이브에 있던 왕좌의 게임 시즌1 첫번째 에피소드를 시작해버리고 말았던 것이었다... 이 드라마의 흡입력은 흔히 '문명하셨습니다'의 수준인 것 같다. 왕좌를 놓고 벌이는 다양한 가문의 전략, 책략, 음모, 복수, 피와 눈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2016. 2. 1.
심판 - 프란츠 카프카 사실 많이 알려진 작가들이 덜 읽힌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누구나 카프카는 들어봤겠지만, 그의 작품을 완독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일반적인 사람들 중에서 말이다. 나는 카프카의 작품은 그 유명한 '변신'만 읽어봤는데, 리디북스에서 deal로 구입한 문예출판사 세계문학전집에 카프카 작품이 많이 보여 이번 기회에 몇 권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미완성이다. (심판도 마찬가지로 미완성. 책의 마지막에 '미완성인 장(章)들'이 첨부되어 있다) 카프카는 결핵으로 사망하기 전에 자신의 미완성 작품을 포함한 모든 서류를 불태울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하는데.. 그의 친구 막스 브로트가 그 유언에 반해 모든 작품을 출판한다. 문학사에 유명한 장면이다. 심판의 원제는 D.. 2016. 1. 26.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정신병, 질환, 마비, 결손, ~증 등의 단어를 들으면 흔히 우리는 부정적인 느낌을 가진다. '정상'이라는 범주에 있는 '대부분'의 인간들과 그 범주를 벗어난 '이상'하고 '비정상'적인 사람들. 현대의학은 그들을 환자로 규정해왔고, 우리 역시 뭔가가 모자라거나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 사람들, 부족하고 같이 살기엔 어려움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 주위에 없기도 하고, 평소에 심리학에는 관심이 있지만 이런 병리학적인 접근은 접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올리버 색스의 시각이 참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정말 뇌와 신경 쪽의 부분적인 이상으로 부인을 모자로 착각하거나, 얼굴을 전혀 인지하지 못 하거나, 혹은 자신의 한 부분이 없어졌다고 느끼는, 말하자면 완벽한 인지 오류가.. 2016. 1. 19.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 가벼운 후기 가나에 있을 때 아이패드로 한국 책 좀 읽었던 게 나의 이북 경험 전부였다. 이번에 기회가 좋아서 이북리더기를 처음 사서 2권정도 읽어봤는데, 확실히 장단점이 뚜렷하다. 하지만 나는 장점에 더 가중치를 둬서 아주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한국도 이제 이북시장이 막 활성화되고, 다양한 이북리더기들이 출시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고 있. 호모 노마드로서 누릴 수 있는 기술의 첨단을 내가 소유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뿌듯. 뿌우우'ㅅ' 마지막에 결론 3줄 요약 있다. + 장점 1. 눈이 편하다. 아이패드로 책 조금 읽고 나면 눈이 시큰거리는데, 이북리더기는 역시 '독서'를 위해 만들어진 기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리디북스 앱에서도 편하게 사용했던 '상하 스크롤로 밝기 변화시키기' 기능이 굉장히 유용하다. 밤늦.. 2016. 1. 17.
페스트 - 알베르 카뮈 까뮈의 '페스트'는 기록물처럼 읽힌다. 실제로 까뮈도 페스트가 소설보다는 '기록'으로 분류되길 선호했다고 한다. 알제의 '오랑'이라는 도시에 어느 날 갑자기 페스트라는 전염병이 확산되고, 도시를 참극으로 몰아갈 때 그 고립된 도시의 생활 양상이 어떠할 것인가, 그 속의 인간들은, 그 인간들의 총합인 사회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까뮈의 상상실험 같기도 하다. 지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2015년에, 나는 '에볼라'나 '메르스'와 같은 급성 전염병에 대해 직간접적인 공포를 느꼈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기니에서 발생해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이 3국을 집어 삼키고 있을 때, 나는 같은 서아프리카 지역인 가나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얼마 되지 않아 '메르스 사태'도 경험했다. 그리고.. 2016. 1. 17.
생활의 발견 (아벤느 미스트) 아벤느 대용량 2통이 두 개다 노즐이 고장나서 사용을 못 하고 있었는데.대충 검색을 해보니, 미스트를 흔들어서 사용하면 내부의 미네랄 등 기타 성분이 노즐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흔들어서 사용하면 안 된단다. 촌스럽게 그동안 열심히 흔들어 사용하다보니 미스트 노즐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었군. 아벤느 수입업체에서 a/s 받았다고 해서 전화 3번 했는데 안 받는다. 그럼 내가 해결해야지. 정수기에서 물 뜨뜻하게 받아서 노즐을 안에 넣어놓는다. 노즐에 막힌 것들이 녹길(?) 바라며.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입구에 바람을 불어보면 바람이 미세하게 나간다. 다시 미스트에 장착. 완료. 성공적. 2015. 12. 10.